최근 5년여 동안 금융회사 임직원이 1000억 원 넘게 자금을 횡령했지만 환수율은 32%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20일 금융감독원이 강민국 국민의힘 의원에게 제출한 '국내 금융업권 임직원 횡령 사건 내역'에 따르면 지난 2017년부터 올해 8월까지 은행, 저축은행, 보험, 카드, 증권 등 금융사 임직원 181명이 자금을 횡령을 했으며 이들이 횡령한 금액은 1192억3900만원으로 집계됐다.
연도별 횡령액은 2017년 89억8900만 원(45명), 2018년 56억6800만 원(37명), 2019년 82억8400만원(28명), 2020년 20억8300만 원(31명), 2021년 151억2400만 원(20명)이었고, 2022년은 8월까지 790억9100만 원(20명)이었다.
은행, 저축은행, 보험, 카드, 증권 등 금융사 가운데 횡령한 임직원 수가 가장 많은 곳은 181명 중 97명(53.6%)을 차지한 은행이었다. 이어서 보험 58명(32.0%), 증권 15명(8.3%), 저축은행 8명(4.4%), 카드 3명(1.7%) 순이었다.
횡령액의 규모도 은행이 907억4000만 원(76.1%)을 차지하며 가장 컸다. 이어 저축은행(149억7140만 원), 증권(86억9600만 원), 보험(45억7500만 원), 카드(2억5600만 원)가 뒤를 이었다.
은행에서 가장 많은 횡령 임직원 수를 보인 가운데 그 중 횡령 임직원 수가 가장 많은 은행은 하나은행(18명)이었다. 보험에서는 동양생명(8명), 증권사는 NH투자증권(4명)이 가장 많았다.
횡령액 규모는 은행 중 우리은행이 716억 5710만 원으로 금융업권 통틀어 가장 큰 규모를 보였다. 보험은 KB손해보험(12억300만 원), 카드는 우리카드(2억5100만 원), 저축은행은 KB저축은행(77억8320만 원), 증권은 NH투자증권(40억1200만 원)이 가장 많았다.
이처럼 금융권 임직원 횡령이 이어지고 있지만 금융권 전체의 환수 실적은 저조한 수치를 보였다. 2017년부터 2021년까지 금융사 횡령액 총 401억4800만 원 가운데 환수된 금액은 127억800만 원으로 환수율이 31.7%에 그쳤다. 특히 저축은행의 경우 환수율이 9.6%로 가장 저조했다.
최근 대형금융사고로 금융권의 횡령액이 급증한 가운데 감독당국의 감독 강화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이에 강 의원은 금융업권에서의 횡령이 만연하고 환수조차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다른 직원들도 유혹에 빠질 수 있다는 점을 지적하며 “금융위는 감사·준법감시 담당 임직원 대상 내부통제 워크숍을 분기별로 늘리고, 최근 우리은행 횡령 사건을 계기로 제대로 된 금융감독 개선방안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금융업권 통틀어 가장 큰 횡력액을 보여준 우리은행에서는 지난 4월 기업개선부 차장과 그의 동생이 2012년부터 2020년까지 8년에 걸쳐 회삿돈 약 697억 30000만 원을 횡령한 혐의로 구속돼 재판에 넘겨진 바 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