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회의에서 즉석 토론을 하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생중계 방송을 하는 등 색다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당원과의 소통을 강화하겠다는 취지지만 이 대표의 강성 지지층인 이른바 ‘개딸 챙기기’에 치우쳤다는 평가도 나온다.
이 대표는 21일 부산 벡스코에서 주재한 최고위원회에서 폐회를 선언하기 전 “부산에 왔으니 이야기를 조금만 더 하겠다”며 예정되지 않은 발언을 이어갔다. 이날 회의에서는 정청래 최고위원이 “퀴즈를 낼 테니 맞혀보라”며 서영교 최고위원과 만담을 주고받는 모습이 연출되기도 했다.
‘이재명 지도부’는 최근 회의에서 즉흥적인 문답 등 이색적인 장면을 선보이고 있다. 그동안 참석자들이 준비해온 발언문을 읽은 뒤 비공개로 전환되던 형식적인 회의와는 다른 모습이다. 19일 최고위에서도 이 대표는 개의를 선언한 직후 “정해진 순서대로 발언하다 보니 장경태 최고위원이 매번 맨 끝에 발언하게 된다”며 장 최고위원과 자신의 발언 순서를 맞바꿨다. 또 박홍근 원내대표와 김성환 정책위의장에게 정부의 ‘초부자 감세’에 대한 대응 방안을 묻는 등 참석자들에게 질문을 쏟아냈다.
이 같은 변화는 지지층과의 소통을 늘리겠다는 이 대표의 의지가 반영된 결과다. 이 대표 측 관계자는 “(이 대표가) 경기도지사 시절부터 이런 식의 회의를 즐겼다”며 “실제 회의하는 과정을 보여줌으로써 시청자로 하여금 참여자의 느낌을 갖게 하기 위함”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이 대표는 당원과의 소통을 강화하기 위한 방안을 마련하라고 당에 주문하기도 했다. 김남국 미래사무부총장과 한준호 홍보위원장을 중심으로 계획 수립에 있다. 한 위원장은 “소통 방식에 대한 당원들의 의견을 청취하는 기간을 두려고 한다”며 “이를 바탕으로 내부 검토를 거쳐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대표의 행보와 관련해 ‘개딸’ 등 강성 팬덤 정치를 악화시킨다는 우려도 나온다. 실제로 개딸을 중심으로 민주당 당원 청원 게시판에 올랐던 당사 개방은 이 대표가 취임 뒤 적극 추진하면서 다음 달 5일 시행될 예정이다. 사전에 전자 출입증을 발급한 당원들이 당사 2층에 마련된 ‘당원존’을 자유롭게 출입할 수 있게 된다.
아울러 이 대표는 SNS 활용력을 공천 평가 요소에 넣는 방안을 언급하기도 했다. 이 대표는 평소 개딸과 SNS로 대화를 주고받거나 생중계 방송을 활발히 해온 바 있다. 그는 전날 부산에서 열린 타운홀 미팅에서 “대국민 접촉면이 넓은 사람을 중용하자는 생각”이라며 “접촉면을 늘리는 데 중요한 것이 SNS인데 이를 중요한 평가 요소로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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