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가 틱톡을 상대로 비장의 무기를 꺼내 들었다. 1분 이내의 영상 콘텐츠인 ‘쇼츠’를 제작하는 크리에이터에게 광고 수익을 지급하기로 해 쇼츠 생태계 확대에 나선 것이다.
20일(현지 시간) 유튜브는 온라인 간담회를 열고 “큰 규모의 플랫폼이 숏폼 콘텐츠에 광고 수익을 지급하는 건 유튜브가 최초”라며 이 같이 밝혔다.
닐 모한 유튜브 최고제품책임자(CPO)는 “유튜브는 긴 형태의 콘텐츠와 생중계 콘텐츠를 중심으로 성장했지만 최근 크리에이터들이 계속해서 15초 쇼츠부터 15분짜리 영상, 15시간짜리 라이브 중계까지 표현의 경계를 확장하는 것을 목격하고 있다”며 “쇼츠를 만드는 모바일 퍼스트 제너레이션 크리에이터를 포함해 자신의 이야기를 하는 모든 크리에이터를 지원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유튜브에 따르면 쇼츠의 월 이용자수는 15억 명에 달하고 일간 조회수는 300억건에 달한다. 쇼츠가 지난 2020년 9월 첫 출시된 이후 성장세가 높다고 판단된 만큼 이는 지금까지 ‘롱폼'과 ‘라이브’ 콘텐츠에 집중했던 유튜브가 무게 중심을 숏폼으로 옮기는 행보로 해석된다.
더불어 2007년 처음 도입된 유튜브의 파트너 프로그램(YPP)도 15년 만에 대대적으로 바뀌게 됐다. 내년부터 적용되는 쇼츠 크리에이터 대상의 파트너 프로그램에 따르면 1000명 이상의 구독자와 최근 90일간 총 1000만 조회수를 기록한 크리에이터라면 광고 수익을 낼 수 있다. 이는 기존에 1000명 이상의 구독자와 총 시청시간 4000시간 이상의 조건을 숏폼 형태에 맞게 수정한 것이다. 쇼츠 광고는 쇼츠 영상 사이에 삽입되며 쇼츠로 발생되는 광고 수익의 45%가 쇼츠 크리에이터에게 돌아간다. 조회수 비율에 따라 광고 수익이 분배될 것으로 보인다. 또 광고 수익뿐만 아니라 구독자로부터 직접 수익을 얻을 수 있는 ‘팬 펀딩’ 기능도 마련한다. 기존에 라이브 채팅창을 통해 제공됐던 ‘수퍼 땡스(Super Thanks)’ ‘슈퍼 챗(Super Chat)’ 기능을 통해 구독자들이 돈을 내면 해당 멘트가 굵게 표시돼 크리에이터와 좀 더 친밀하게 소통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또 쇼츠 제작에 음악 활용이 필수적인 만큼 라이센스를 구입한 음악을 활용해 창의적인 콘텐츠를 제작한다면 이 컨텐츠 역시 수익화가 가능하게 했다.
기존에 공공연히 틱톡을 경쟁 상대로 삼았던 메타와 달리 구글이 틱톡을 견제하는 행보를 공식화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팬데믹 기간 빠르게 성장했던 유튜브의 광고 매출이 지난 2분기 전년 동기 대비 성장률이 4%에 그쳐 성장 둔화세가 포착됐다. 이 같은 성장 둔화세를 극복하기 위해 쇼츠를 중심으로 크리에이터 생태계를 확고히 구축하겠다는 전략이다. 최근 퓨리서치가 미국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소셜미디어 이용률 조사에서 유튜브가 95%로 가장 높은 비중을 나타냈고 틱톡이 67%로 뒤를 이었다. 특히 충성도가 높은 이용자 사이에서는 격차가 더욱 좁아져 거의 항상 접속하고 있다는 응답은 유튜브가 19%, 틱톡이 16%로 조사됐다. 구글도 내부 연구에서도 18~24세의 연령층 이용자의 경우 40%에 가까운 이들이 맛집등을 찾을 때 구글 플랫폼 대신 틱톡이나 인스타그램을 이용한다고 조사된 사실이 공개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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