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가 군 동원령을 발동하며 우크라이나 전쟁이 격화하는 가운데 두 나라가 260여 명의 포로를 맞교환했다. 지난 2월 전쟁이 시작된 이래 최대 규모의 포로 교환이다. 사우디아라비아, 터키 등의 중재가 이번 포로 교환에 주요한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21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날 연설을 통해 “우크라이나인 215명이 이번 포로 교환으로 풀려났다”고 밝혔다. 전쟁 초기 3개월간 우크라이나 마리우폴의 아조우스탈 제철소에서 러시아군에 맞선 장병들과 영국·미국·모로코 등 국적의 국제의용군 10명도 이번 포로 교환 명단에 포함됐다.
러시아 측 포로 55명도 석방됐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가까운 것으로 알려진 우크라이나의 전 의원인 빅토르 메드베드추크도 포함됐다. 국가 반역 혐의로 가택연금됐던 메드베드추크는 우크라이나 전쟁이 발발한 이후 도주했다가 우크라이나 당국에 체포돼 재판을 기다리던 상황이었다. 푸틴 대통령은 메드베드추크 딸의 대부로 알려져있다.
이번 포로 교환에는 푸틴 대통령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해온 모하메드 빈살만 사우디 왕세자가 중재자로 나섰다. 사우디 외무부는 전날 성명을 내고 “왕세자의 중재로 러시아에 붙잡혀 있던 외국인 포로 10명이 풀려나 사우디로 들어왔다”고 발표했다. 석방된 포로들을 본국으로 귀환시키기 위한 작업도 진행 중이다.
외신들은 이번 포로 교환이 전날 러시아의 부분 동원령 등으로 양국간 갈등이 고조된 가운데 단행됐다는 점에서 “그 규모와 시기가 인상적”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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