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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진청, 식용곤충‘고소애’ 먹은 항암 환자 단백질 섭취율 20% 증가

췌담도·간암 항암 치료 중인 환자 8주간 복용… 세포막 건강도도 10% ↑





농촌진흥청은 강남세브란스병원(박준성 교수 연구팀)과 함께 식용곤충 ‘고소애(갈색거저리 애벌레)’를 8주간 섭취한 췌담도암·간암 항암 치료 중 환자의 단백질 섭취율이 20% 증가하는 등 영양지표 개선에 효과가 있음을 확인했다고 22일 밝혔다.

항암제는 암세포뿐만 아니라 건강한 세포에도 손상을 줘 충분한 영양을 섭취해 세포 재생을 도와야 한다. 또 항암 치료 시 식욕 부진·오심·구토 등 부작용으로 영양 불량이 발생할 수 있어 이를 최소화하고 항암 치료 성공률을 높이기 위해서는 필요한 열량과 단백질을 충분히 공급해줘야 한다.

고소애는 갈색거저리 애벌레로 2016년 식품 원료로 등록돼 다양한 식품에 이용되는 식용곤충이다. 영양성분은 단백질 51%, 지방 30%, 탄수화물 14%로 단백질 함량이 높고, 건강에 좋은 불포화지방산의 비중 또한 75% 이상으로 높아 양질의 단백질 공급원으로써 대체 식량자원으로 주목받고 있다.

이번 임상 연구는 항암 치료를 받는 췌담도암·간암 환자 44명을 대상으로 항암 치료가 시작되는 날부터 8주간 진행됐다.

고소애 셰이크 섭취군 20명과 곡물 셰이크를 섭취한 대조군 24명을 대상으로 영양소 섭취량 조사, 체성분(위상각, 제지방량, 근육량, 골격근량 등)을 측정한 결과 고소애 셰이크 섭취 군은 대조군보다 평균 열량 섭취율과 단백질 섭취율이 증가했는데 특히 평균 단백질 섭취율은 대조군보다 20% 높았다.



또 환자 영양 상태를 나타내는 지표 중 건강한 세포막 상태를 반영하는 위상각 변화량에서 고소애 셰이크 섭취군이 대조군보다 약 10% 증가했다. 제지방량, 근육량, 골격근량 변화도 대조군보다 약 2% 증가했으나 통계적 유의성은 없었다.

이번 연구 결과 고소애는 셰이크 형태로 만들어 요리하지 않고 간편하게 섭취할 수 있고 적은 양으로도 단백질과 불포화지방산 등 필요 영양성분을 충분히 섭취할 수 있어 환자의 회복과 영양지표 개선은 물론 항암제 부작용 경감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농진청과 강남세브란스병원은 앞선 연구를 통해 영양소가 풍부한 고소애로 52종의 환자식 메뉴를 개발한 바 있으며, 고소애를 한식·양식·간식 등에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

또 고소애의 효능을 연구해 항치매, 항염증, 모발 성장 촉진, 항비만, 항당뇨 등에 효과가 있음을 확인했으며, 2019년에는 강남세브란스병원 연구팀과 함께 췌담도·간 질환 수술 후 환자에게 2개월간 고소애 분말을 섭취시킨 결과 고소애가 면역력 개선에 효과적임을 밝혔다.

농진청은 앞으로 다른 질병에도 고소애를 적용해 식용곤충 섭취의 유효성을 과학적으로 입증해 나갈 계획이다. 박준성 강남세브란스병원 교수는 “항암 치료 중인 환자들이 고소애를 섭취함으로써 영양지표가 개선되고 항암제 부작용인 백혈구 저하가 줄어드는 것을 확인했다”며 “고소애 섭취에 따른 부작용 또한 나타나지 않아 항암이 중단된 예는 없었다”고 말했다.

이승돈 농진청 농업생물부장은 “고소애가 영양 공급이 어려운 환자의 영양 상태를 개선하는 데 효과가 있는 것으로 밝혀져 앞으로 국민건강 증진에 이바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어 “다양한 환자식, 건강기능식품 등에 식용곤충을 활용해 곤충 농가 소득 증대와 관련 산업 확대를 도울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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