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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①] 디셈버 DK "피 토하며 노래 못해…가수 생명 끝난 줄 알았죠"

2000년대 대표 가수 디셈버 DK

남성 듀오에서 솔로로

기관지 이상으로 2년간 슬럼프

"가수 그만둘 생각도…노래 정말 하고 싶었어요"

가수 디셈버 DK가 서울경제스타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사진=김규빈 인턴기자




남성 발라더가 각광받던 2000년대, 가수 디셈버의 히트곡 ‘별이 될께’ ‘돌아올순 없나요’ 등도 남학생들의 노래방 애창곡에서 빠지지 않았다. 미니홈피 단골 BGM이었고, 음원차트를 휩쓸었다. 시간이 지나 자연스럽게 대중에게 멀어졌지만 디셈버는 끊임없이 노래하고 있었다. 가수라는 이름으로 팬들 앞에 서고 싶었기에.

지난 2009년 남성듀오로 출발한 디셈버는 현재 DK 1인 체제다. DK는 지난 2017년 발표한 앨범 이후 홀로 디셈버를 지키고 있다. 팬데믹으로 인해 공연계가 잠시 주춤해지고 방송 활동이 뜸해졌지만, DK는 데뷔 이래로 가장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OST 가창도 계속하고 있었고, 앨범도 다른 가수들 만큼 계속 내고 있었어요. 최근에는 웨이브 예능 ‘남의 연애’의 오픈송과 엔딩송 의뢰를 받아 직접 곡을 쓰고 가창까지 했고요. 팬도 지금이 제일 많아요. 수익도 가장 많고요. 전 제가 지금 전성기라고 생각해요.”

가수 디셈버 DK / 사진=김규빈 인턴기자


국내 최대 음원사이트에서 1위를 하던 시기도 있었지만 즐겁지 않았다. 가수라면 가장 꿈꾸는 순간에도 실상은 그렇지 않았다. 스포트라이트와 상반되는 현실과 소신대로 음악을 할 수 없다는 답답함 때문에 인기를 누릴 수 없었다.

“쉬운 말로 전 하고 싶은 대로 해야 하는 성격이에요. 소신인 것도 맞지만 나쁘게 말하면 고집이 있는 거죠. 회사와 함께 하는 일들은 저와 좀 맞지 않았던 것 같아요. 혼자 할 때 가장 재밌고 마음에 들더라고요.”

가수로서 뚜렷한 청사진을 보고 달려가고 싶은 마음과 소속사의 이상향은 조금 달랐다. 그때 과감한 결단을 내렸다. 직접 발로 뛰어 소속사가 하던 일을 해보겠다고. 바로 1인 기획사 체제가 된 것이다.

“공연 섭외부터 시작해서 행사 계약서에 직접 사인도 했어요. 콘서트 기획도 스스로 하고요. 지난 2019년 콘서트가 마지막이었거든요. 그때 포스터와 현수막을 직접 만들었어요. 포스터 포토샵부터 영상까지 직접 작업했고요.”



가수 디셈버 DK / 사진=김규빈 인턴기자


직접 부딪쳐 본 현실은 녹록지 않았다. 아티스트를 케어해주는 소속사가 왜 필요한지 깨닫게 됐다. 소속사가 짜놓은 프로모션 일정에 맞게 음악에만 신경 쓸 수 있었던 것과 달랐다. 직접 비즈니스도 하고 곡도 작업하며 체력의 부침을 뼈저리게 겪었다.

“결핍된 건 곡이에요. 전성기 시절에 심적으로 힘들고 돈도 많이 못 벌었지만 대중이 사랑해 주는 곡은 있었거든요. 디셈버 시절에는 직접 곡을 쓰지 않았어요. 최고의 작곡가들과 작업하니 굳이 우리가 작업할 필요는 없었죠. 홀로서기를 하면서 자연스럽게 일기처럼 곡을 쓰게 됐어요. 음악에 대한 탐구는 영원해야 하는 거니까요.”

가수 디셈버 DK / 사진=김규빈 인턴기자


직접적으로 슬럼프를 겪게 된 건 목에 이상이 왔을 때다. 2016년가량부터 약 2년간은 계속 목 때문에 제대로 노래하지 못했다. 그토록 사랑하는 노래를 그만둬야겠다는 생각까지 했다.

“보통 안 좋은 게 아니었어요. 우울증까지 생기지 않은 게 다행이었죠. 관리를 못한 제 잘못이에요. 유전적으로 기관지가 안 좋기도 하고요. 기관지 협착을 넘어서 피를 계속 토했어요. 입안에 계속 피 맛이 돌았죠.”

“그동안 ‘별이 될께’라는 곡을 수천 번 수만 번 불러왔는데 도저히 소화가 안 되더라고요. 히트곡을 부를 수 없다는 것은 가수로서 생명이 끝난 거예요. 그런데 노래가 정말 하고 싶고 가수가 하고 싶었어요. 그래서 저와 반대되는 저음이 특화된 보컬이 돼보고자 연습했었죠. 그런데 제가 원했던 걸 잃어버린 느낌이더라고요. 마치 축구선수가 다리를 다친 것과 같아요. 그런 좌절감은 처음 느껴보는 것이었어요.”

DK는 그런 순간에도 음악 방송 출연을 마다하지 않았다. ‘뮤직뱅크’는 물론 ‘불후의 명곡’ ‘복면가왕’까지 나갔다. 휴식을 생각할 여유조차 없는 시기였기 때문이다. 걸음을 멈출 수 없는 인생이었다.

“방송이 주어졌으니 해야 했어요. 그런데 기량만큼 소화가 안 되니 자책하기 바빴죠. 그때 출연한 ‘복면가왕’을 보면 키도 낮추고 목소리가 갈라져요. 당시 발매한 앨범도 그렇고요. 그러다 보니 평판이 떨어지고 굉장히 힘들었어요.”([인터뷰②]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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