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방울그룹에서 수억원의 금품을 수수한 혐의를 받는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현 킨텍스 대표이사)가 구속 기로에 섰다. 검찰이 이 전 부지사의 신병을 확보할 경우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쌍방울 간 연관성을 들여다 보는 수사도 급물살을 탈 전망이다. 반대의 경우 쌍방울 수사 전체에 제동이 걸릴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25일 법조계에 따르면 수원지법 김경록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27일 오전 10시30분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 및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를 받는 이 전 부지사에 대한 사전구속영장 실질심사(구속 전 피의자심문)을 진행한다. 이날 쌍방울 부회장 B씨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심문도 함께 열린다. B씨는 검찰 수사가 시작되자 사무실 컴퓨터를 교체한 혐의와 현재 해외 체류 중인 쌍방울 전 회장 등의 도피를 도운 혐의를 받는다.
이 대표의 측근으로 꼽히는 이 전 부지사는 쌍방울에서 법인카드와 차량 등 4억 원 상당의 금품을 받은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다. 이 전 부지사는 2017년 3월부터 쌍방울 사외이사로 근무하다 이 대표가 2018년 6월 경기도 지사에 당선된 후인 2018년 8월부터 2020년 1월까지 도 평화부지사를 맡았다.
검찰은 그가 부지사를 역임했을 당시인 2017년부터 쌍방울 법인 카드 여러 장을 받아 3억여 원을 쓴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여기에 쌍방울이 제공한 법인 차량과 이 전 부지사의 보좌진이었던 A씨에게 지급한 허위 급여 등 1억원도 불법자금에 해당한다는 게 검찰의 판단이다.
다만 이번 사건의 핵심인물인 A씨에 대한 구속영장이 법원에서 기각되면서 검찰 수사에 차질이 빚어졌다. 수원지법 박정호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A씨의 업무상 횡령 방조 등 혐의를 심리한 뒤 “현 단계에서 구속의 상당성이나 도주 및 증거인멸의 염려가 소명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박 부장판사는 “노모와 함께 거주하고 있어 도주 가능성이 낮고 증거인멸의 염려보다는 방어권 보장의 필요성이 앞선다”고 밝혔다.
A씨에 이어 이 전 부지사에 대한 신병을 확보한 뒤 이 대표와 쌍방울 간의 연관성을 확인하려던 검찰의 계획에도 빨간 불이 켜졌다. A씨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법원이 ‘방어권 보장’ 차원에서 구속영장을 기각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쌍방울 수사팀의 변화도 또 다른 변수다. 그동안 전체 수사를 지휘했던 김형록(50·사법연수원 31기) 수원지검 2차장검사가 감사원 법률보좌관으로 파견되면서 김영일(50·연수원 31기) 수원지검 평택지청장이 직무대리를 맡았다. 조주연(50·연수원 33기) 대검 국제협력담당관도 쌍방울 수사 지원을 위해 수원지검에 파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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