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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국토부 "교환거래, 청약 입주조건 인정 안 돼"

'입주 전 기존주택 처분' 조건 명시

거래 절벽 마주한 당첨자들 '꼼수'

"교환도 주택 처분의 일환" 주장

국토부 "공급 의도와 완전히 어긋"

잇단 논란에 법정다툼 이어질 듯

연합뉴스




부동산 거래가 급격하게 위축되자 기존 주택을 처분하는 조건으로 청약에 당첨된 1주택자들이 매매 대신 ‘교환 거래’를 선택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당첨된 아파트에 입주하기 위해서는 기존 주택을 처분해야 하는데, 거래 절벽으로 집이 팔리지 않자 대안으로 교환에 나선 것이다. 하지만 국토교통부는 교환 거래를 기존 소유주택 처분 조건을 수행한 것으로 보지 않겠다는 입장이어서 논란이 일 것으로 예상된다.

25일 한국부동산원의 거래원인별 아파트 거래현황에 따르면 올 1~7월 전국 아파트 교환 건수는 321건으로 전년 동기(257건) 대비 24.9% 늘었다. 교환 거래란 거래 당사자들이 같은 단지나 인근 단지의 비슷한 수준의 아파트를 맞바꾸는 방식이다.

올 들어 교환 거래가 늘어난 것은 기존 주택을 처분하는 조건으로 청약에 당첨된 이들이 매도에 어려움을 겪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2018년 12월부터 시행된 ‘주택공급에 관한 규칙 일부 개정안’에 따르면 청약과열지역 등에서 1주택자에게도 청약 당첨 기회를 주는 대신, 입주 이전에 기존 주택을 처분하도록 하고 있다. 이에 따라 청약 신청을 할 때 1주택자들은 당첨될 경우 기존 소유 주택을 입주가능일로부터 6개월 이내에 처분 완료하겠다는 내용의 ‘기존 소유주택 처분 서약’을 작성한다. 당첨 후 작성하는 계약서에도 기존 주택을 처분하겠다는 내용이 담긴다. 이를 수행하지 않을 경우 분양 계약이 취소되거나 주택법에 의해 처벌받을 수 있다.





기존 소유주택 처분 서약을 안내하는 청약홈 화면. /청약홈 캡쳐


하지만 최근 거래 절벽으로 기존 주택을 처분하는데 어려움을 겪는 당첨자들은 온라인 부동산 커뮤니티 등을 통해 교환 거래를 진행하고 있다. 청약 신청시 작성한 서약서는 ‘기존 소유 주택’에 대한 처분을 강제한 것인 만큼, 기존 주택만 매도했다면 신규 주택을 취득한 것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하지만 국토교통부는 교환 거래를 기존 주택 처분으로 인정하지 않겠다고 밝혀 교환을 통해 기존 주택을 처분한 이들의 청약이 무더기로 취소될 위기에 처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교환 거래는 (처분 조건 수행으로) 인정하지 않는다”며 “기존 주택 처분을 조건으로 한 청약일지라도 기본 바탕은 무주택 세대주를 대상으로 한 것이며, 유주택자의 경우 일시적 2주택자로 인정한 것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교환 거래를 기존 주택 처분으로 인정해 달라는 것은 공급 규칙의 의도와 완전히 어긋난다"며 “정식으로 국토부에 질의하지 않고 인터넷 카페 등에서 교환도 처분이라는 주장만 믿고 교환 거래를 한 것에 대한 책임은 본인들이 져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논란이 법정 다툼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서진형 경인여대 경영학과 교수는 “교환 거래는 법률 요건에는 맞지만 제정 취지와는 맞지 않는 것”이라며 “법리적으로 볼 때 어느 것이 맞는 지에 대한 논란의 소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윤지해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이는 계약상 신의성실의 문제인 만큼 국토부의 입장이 맞는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기존 주택의 범주가 계약서에 명확하게 써 있지 않아 해석이 모호한 만큼 결국 법정에서 가려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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