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옛 광주교도소 무연고 묘지에서 무더기로 발굴된 유골 262기 중 5·18민주화운동 당시 행방불명된 사람의 유골이 포함된 것으로 확인됐다.
25일 5·18민주화운동 진상규명조사위원회(조사위)에 따르면 옛 광주교도소에서 발굴된 262기의 유골 중 1기가 행방불명자(행불자)로 인정된 A씨의 가족 DNA와 99.9% 일치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유골의 신원은 조사위가 유전자 비교 분석이 가능한 160기의 유골 정보를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서 이관 받아 재조사하는 과정에서 밝혀졌다. 조사위는 다른 2기의 유골도 행불자 유골일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교차 분석 과정을 진행하고 있다.
암매장 의혹 유골과 행불자 DNA 정보 일치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다. 무연고 묘지에서 발굴된 유골을 분류·조사 중이던 국과수는 선행 유전자 분석 과정에서 5·18 행불자 연관성을 확인하지 못했다.
그러나 조사위는 공동묘지 분묘 사이 사이에 시신을 묻었다는 암매장 관련 진술을 토대로 행불자 유골이 이곳에 존재할 가능성을 열어두고 재조사를 벌였다. 직계 가족만 확인할 수 있는 분석 기법(STR·짧은 반복서열)뿐만 아니라 삼촌이나 조카 등 방계까지 확인할 수 있는 분석 기법(SNP·단일염기 다형성)을 도입해 검증 범위를 넓혔다.
조사위는 지금까지 옛 광주교도소에서 발굴한 유골 60여기에 대한 분석을 마쳤고, 나머지 100여기에 대한 분석을 계속할 계획이다. 또 유전자 정보가 확인된 A씨의 사망 원인과 행방불명된 경위, 암매장까지 이르게 되는 과정 등도 면밀히 조사할 계획이다.
옛 광주교도소는 5·18민주화운동 당시 계엄군이 사망한 민간인을 암매장한 장소로 지목했던 곳으로, 5·18 행불자와의 연관성이 주목돼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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