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증시가 하락할 때 주식을 사들인 ‘저가 매수자’들이 91년 만에 최악의 상황에 마주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5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공격적으로 금리를 올리고 있는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매파’ 행보에 증시가 반등 없이 계속 약세를 나타내고 있기 때문이다.
다우존스 마켓데이터에 따르면 올해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하루 1% 이상 급락한 바로 다음 주에도 평균 1.2% 추가 하락한 것으로 집계됐다. S&P500지수의 급락 이후 추가 하락 폭은 1931년 이후 91년 만에 가장 크다.
WSJ는 올해 들어 주가가 반등하는 날이 드물고 꾸준히 하강 곡선을 그리다 보니 투자자들의 저가 매수 전략이 통하지 않고 있다며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동안 지수가 하락했을 때 증시에 진입해 수익을 낸 경험이 있는 투자자들이 당혹해하고 있다”고 전했다. S&P500은 연준의 긴축 영향으로 올 들어 이날까지 23%가량 급락해 약세장에 진입한 상태다. 특히 연준을 비롯한 세계 각국 중앙은행들이 잇따라 기준금리를 큰 폭으로 올린 지난주에는 S&P500을 포함해 뉴욕 증시의 3대 지수가 모두 4% 이상의 주간 하락 폭을 기록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 많은 개미들이 장기 수익을 기대하고 저가 매수 전략에서 발을 빼지 않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뉴욕 증시가 2020년 6월 이후 최대 폭으로 급락한 9월 13일에도 개인투자자들은 미국 주식과 상장지수펀드(ETF)를 올해 들어 두 번째로 많은 20억 달러 이상 매수했으며 주가 급락에도 불구하고 개인투자자들이 ETF와 뮤추얼펀드로 더 많은 돈을 넣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 올해 미국의 펀드들에는 890억 달러가 순유입됐다고 골드만삭스는 분석했다.
하지만 이러한 개미들의 전략은 아직 손실 규모만 키우고 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와 골드만삭스 등 투자은행들은 앞으로 뉴욕 주가지수가 더 떨어질 것이라는 비관론을 내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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