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미국 뉴욕 순방 일정 도중 참모들에게 한 사적 발언에 대해 대통령실이 27일 “바이든은 아닌 게 분명하다”고 단언했다. 대통령실 대변인급 인사가 방송에서 공개적으로 특정 보도를 비판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전날 윤 대통령이 “사실과 다른 보도”라며 ‘바이든’ 발언을 공개적으로 부인하면서 대통령실이 강경 대응에 나섰다는 해석이 나온다.
이재명 대통령실 부대변인은 이날 한 라디오(MBC) 방송에 출연해 해당 발언에 대해 “가장 근접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이냐라는 것들을 여러 외부 전문가를 통해 확인했다”고 밝혔다.
논란이 일었던 MBC 보도는 “국회에서 이 XX들이 승인 안 해주면(줘서) 바이든(날리면)이 쪽팔려서 어떡하나”이다. 대통령실은 윤 대통령의 발언 중 ‘바이든’이라는 표현이 아닌 ‘날리믄(날리면)’이라는 주장하고 있다. 이날 이 부대변인의 주장은 해당 자막을 달아 보도한 MBC가 허위 보도에 가깝다고 확인했다는 말이기도 하다.
대통령실은 이 발언의 진위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 전문가들에게 의견을 구했다고 밝혔다. 이 부대변인은 “중요한 것은 저희가 바이든이 아님을 확인하기 위한 여러 작업들이 있었다”며 “반대로 얘기해 언론도 그 단어가 어떤 단어인지를 확정해나가는 과정이 있었다면 문제가 없었겠지만 그런 과정 없이 저희들에게 확인도 없이 대통령의 발언이 기정사실화돼 자막화되고 그것이 무한 반복된 게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 부대변인은 “가장 중요한 것은 바이든일 가능성이 매우 낮다는 것”이라며 “저희들이 확인한 전문가들로부터 들은 얘기는 바이든 가능성이 거의 없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나아가 대통령실은 해당 보도에 대해 “한미 동맹 훼손 시도”라고 규정했다. 이 부대변인은 “음성 분석 전문가도 특정할 수 없는 단어를 일부 언론에서 특정을 한다”며 “그런데 특정하는 그 문장이 누가 보더라도 동맹 관계를 훼손하고 동맹을 마치 조롱하는 듯한 그런 뉘앙스의 문장을 만들어낸다”고 말했다.
다만 대통령실은 직접 법적 대응에 나서지 않을 예정이다. 대신 국민의힘이 MBC 등을 대상으로 명예훼손 소송과 언론중재위원회 제소 등을 진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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