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남미 최대 국가 브라질의 대선 1차 투표가 일주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사진) 전 대통령 쪽으로 승부가 기우는 모양새다. 지난해부터 각종 여론 조사에서 선두 자리를 지켜온 룰라 전 대통령은 다음 달 2일(이하 현지 시간) 진행되는 1차 투표에서 일찌감치 승리를 확정 짓겠다는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26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브라질 여론 조사 기관인 IPEC가 실시한 조사 결과 대선 1차 투표에서 룰라 전 대통령의 득표율은 48%로 예상돼 그와 ‘양자 대결’을 벌이게 된 자이르 보우소나루 대통령(31%)의 예상 득표율을 크게 웃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룰라 전 대통령의 예상 득표율은 일주일 전보다 1%포인트 올랐다. 로이터는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최근 지지율 정체 상태에 빠진 반면 룰라 전 대통령은 상승세를 타고 있다”고 전했다.
브라질 대선은 1차 대결에서 50% 이상의 지지를 얻는 후보가 없을 경우 결선투표에서 최종 승부를 가린다. 결선투표는 같은 달 30일로 예정돼 있다. 다만 이번 조사에서 결선투표 역시 룰라 전 대통령이 지지율 54%로 보우소나루 대통령을 앞설 것으로 전망됐다.
오차 범위 밖에서 앞서고 있는 룰라 전 대통령은 여유로운 표정이다. 이달 초만 해도 그는 “1차 투표에서 승리한 경험이 없지만 사실 2라운드를 즐긴다”며 결선투표를 전제로 한 발언을 이어왔으나 최근 들어서는 “1차 투표로 승리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자신감을 숨기지 않고 있다.
반면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1차 투표에서 결론이 나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막판 뒤집기를 노리고 있다. 그는 대선이 임박한 만큼 지지 세력 결집과 동시에 ‘상대 후보 때리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최근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제77차 유엔총회에서 국영 석유 기업 페트로브라스 관련 돈세탁 스캔들로 옥살이를 하다 무죄 취지의 확정판결을 받고 풀려난 룰라 전 대통령을 겨냥해 “좌파가 대통령이었던 시절 국영기업의 부채 증가와 관련해 책임 있는 이들이 모두 유죄판결을 받았다”고 비판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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