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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영이] 뮤지컬이라 더 빛난 '인생은 아름다워', 허를 찌른 여운

[리뷰] 영화 '인생은 아름다워'

국내 최초 주크박스 뮤지컬 영화

배우 류승룡, 염정아 주연

암 선고받은 아내의 첫사랑 찾는 여정


오늘 영화는 이거! ‘오영이’




영화 ‘인생은 아름다워’ 스틸 /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국내 최초 뮤지컬 영화라는 타이틀만 생각하고 봤다가는 요동치는 감정에 주체하지 못할 것이다. 능숙하지 않은 노래 실력과 서툰 안무에도 고스란히 감정이 전달된다. 웃다가 울다가 감동하게 되는 영화 ‘인생을 아름다워’만의 매력이다.

‘인생은 아름다워’(감독 최국희)는 폐암 선고를 받은 세연(염정아)가 남편 진봉(류승룡)에게 마지막 생일선물로 첫사랑을 찾아 달라는 황당한 요구를 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진봉은 마지못해 세연과 전국 곳곳을 누비며 과거로의 여행을 떠나고, 인생의 아름다운 순간을 찾는다.

작품은 국내에서 생소한 주크박스 뮤지컬 영화다. “뮤지컬 영화”라는 이야기만 듣고 ‘레미제라블’ ‘라라랜드’ 등 클래식 뮤지컬 영화 떠올렸다면 괴리감이 있을 것이다. 오리지널 넘버가 아닌 유명 대중가요 넘버로 활용한 주크박스라는 점이 특징이다. 신중현의 ‘미인’, 이문세의 ‘조조할인’ ‘알 수 없는 인생’, 이승철의 ‘잠도 오지 않는 밤에’, ‘안녕이라고 말하지마’, 에코브릿지 & 최백호의 ‘부산에 가면’, 임병수의 ‘아이스크림 사랑’, 유열의 ‘이별이래’ 등 8090 히트곡들이 포진했다.





음악이 시작되는 순간 판타지가 펼쳐지는 것 역시 ‘인생은 아름다워’의 관전 포인트다. 세연이 젊은 시절 진봉과 데이트하던 극장을 우연히 찾고 과거로 회귀하는 뮤지컬 무대가 마련되는 것이 예다. 작품은 음악을 과거와 현재를 자유롭게 넘나드는 상상의 세계로 활용했다. 첫 넘버가 시작될 때 낯설기도 하지만 판타지 세계에 점점 녹아든다. 우리가 익히 아는 노래이기에 감정 전달은 배가 된다.

뮤지컬 영화와 쉽게 연결되지 않는 류승룡, 염정아 조합은 신선하다. 뻔하게 예상되는 줄거리를 풍족하게 만든 것은 두 배우의 열연 덕분이다. 1년간 보컬 트레이닝을 받았다는 이들은 서툴지만 감정을 가득 담아 노래로 대사를 전달한다. 말이나 상황으로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노래로 이해되는 것들이 있다.





젊은 시절 역할까지 두 배우가 소화하며 웃음 포인트를 제대로 짚었다. 의도한 것은 아니지만 운동권 대학생 진봉이 세연과 처음 만나는 장면은 영화 ‘1987’의 배우 강동원 등장신을 연상케 하며 웃음을 유발한다. 여자친구 세연을 두고 입대하는 훈련병 진봉의 애타는 마음 역시 류승룡이 연기해 특별해졌다. 염정아는 발랄하고 순수한 문학소녀를 마음 한편에 두고 가족을 위해 평생을 살아가는 세연을 입체적으로 만들었다.

신파 요소로 지적될 수 있는 세연의 여정을 밝고 희망적으로 표현한 것은 인상 깊다. 세연이 죽음을 받아들이는 과정은 담담하고, 남겨진 가족들의 삶도 감정에 매몰되지 않게 그려냈다. 자식들이 세연의 병세를 알게 되는 순간 감정이 절정으로 치솟지만 적절한 곳에서 딱 끊어진다. 지인들과 마지막을 준비하는 순간은 슬픔의 눈물보다 아름다운 인생에 대한 감동의 눈물을 훔치게 한다.

+요약


제목 : 인생은 아름다워(LIFE IS BEAUTIFUL)

장르 : 뮤지컬, 드라마

연출 : 최국희

출연 : 류승룡, 염정아, 박세완, 옹성우, 심달기, 하현상, 김다인

제공 l 배급 : 롯데엔터테인먼트

제작 : 더 램프(주)

관람등급 : 12세 이상 관람가

러닝타임 : 122분

개봉 : 9월 2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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