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플로리다주가 250만 명에 달하는 주민에게 대피령을 내렸다. 쿠바를 휩쓴 허리케인 '이언(Ian)'의 상륙이 관측되면서다.
27일(현지시간) 미 국립 허리케인센터에 따르면 이언은 이날 최대 풍속 201㎞/h을 기록하며 쿠바에 상륙했다.
이언이 강타한 쿠바는 국가 전력망이 무너진 것으로 전해졌다. 이언의 이동 경로에 놓였던 쿠바 서부 지역에서도 강풍과 홍수로 상당한 피해가 발생했다.
이언의 이동경로는 아직 유동적이나 현재 미국 플로리다에 상륙할 것으로 보인다.
또 허리케인은 플로리다를 강타하기 전 최대 4등급에 이를 것으로 예상됐다. 허리케인은 1~5등급으로 나뉘는데, 4등급의 경우 최대 풍속이 209㎞/h에서 251㎞/h에 달할 때 지정된다. 이는 이동식 건물이 완전히 파괴될 수 있고, 튼튼하게 지어진 주택의 지붕과 외부 벽에도 심각한 피해를 입힐 수 있는 수준이다. 대부분의 나무와 전신주가 쓰러져 장기간 정전이 지속될 수도 있다.
허리케인센터에 따르면 이언은 28일 오후 사라소타와 포트 샬럿 사이에 상륙할 것으로 관측된다. 많은 강수량도 예고되고 있다. 플로리다 중부와 북동부에는 457㎜의 비가 쏟아질 것으로 보이며 일부 고립된 지역에는 최대 610㎜의 강우량이 예상된다. 허리케인센터는 많은 비의 영향으로 미국 남동부 지역까지 강이 범람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는 주 전역에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방재 활동을 위해 5000명의 주 방위군을 동원했다.
케빈 거스리 플로리다 비상관리국 국장은 “대피 구역에 있는 모든 사람은 지금 바로 대피해야 한다”며 “안전 공무원이 도움을 요청하는 이들에게 응답할 수 없는 순간이 올 수도 있다”고 빠른 대피를 촉구했다.
백악관 대변인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디샌티스 주지사와 통화하며 이언 대비 차원에서 연방정부가 취할 수 있는 조치에 대해 논의했다”고 밝혔다.
이례적인 대피령에 주민들의 불안감도 커지고 있다. 모래주머니 배치 등을 통해 역대급 허리케인에 대비하면서도 생필품을 사재기하고 도로에는 플로리다를 빠져나가는 차들로 가득 찬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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