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종암경찰서는 2년 간의 수사 끝에 고의로 교통사고를 일으켜 보험금을 타낸 ‘보험사기’ 일당 89명을 검거했다고 29일 밝혔다. 이 가운데 범행을 기획하고 유발한 총책 등 5명은 구속했다.
범행을 기획한 총책 장 모 씨 등은 2018년 12월부터 2020년 6월까지 1년 7개월 간 총 27회의 교의 교통사고를 낸 뒤 7개 보험사로부터 치료비, 차량수리비, 합의금 등 총 6억 6000만 원의 보험금을 챙긴 혐의를 받는다. 범행에는 도박판 등에서 알게 된 차 모 씨 등 164명이 동원됐다.
이들은 소유 차량과 렌터카를 이용해 서울·경기·인천·충남 등지로 원정을 나가 자기들끼리 허위로 교통사고를 내고 사전에 공모한 자를 병원에 입원시키는 방식으로 보험금을 청구했다. 피의자들은 범행을 기획·총괄하는 역할, 사고를 관리하고 차량을 운전하는 역할, 보험금을 청구할 명의를 제공하거나 사고 차량의 동승자로 위장해 병원에 입원하는 역할 등을 분담했다.
이들은 다른 사람의 명의를 도용해 사고 차량에 탑승한 인원을 늘리는 방식으로 보험금을 부풀리기도 했다. 사고를 낸 차량에는 2∼3명만 탑승했으나 도용한 명의로 5명 이상이 타고 있었다고 거짓 신고하는 방식이다. 이들은 가해·피해 차량 역할을 번갈아 수행하며 장기간 보험사의 눈을 속인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에 따르면 피의자 일부는 도박판 등에서 만나 범행을 모의했고, 이후 각자 지인을 끌어와 대규모 사기단을 구성했다. 경찰은 30일 오전 이들을 서울북부지검에 송치할 예정이다. 보험사기에 악용될지 모르고 이들에게 명의를 빌려준 70여 명은 선처 받았다.
경찰은 “최근 보험사기는 보험사의 재정을 악화시켜 보험수가가 상승돼 평범한 서민들의 피해로 이어지는 범죄로 점차 지능화되고 있다”며 “경제적으로 힘든 국민들에게 심각한 금전적 피해를 안기고 있어 큰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경찰청은 “보험사기 범죄를 근절하고자 연중 보험사기 특별단속을 지속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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