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가 최근 편입투표를 강행했던 우크라이나 점령지 4곳에 대한 영토합병 조약식을 30일(이하 현지시간) 개최한다. 러시아가 2014년 크름반도 합병 때처럼 속전속결로 합병 절차를 진행할 태세여서 서방의 비판도 고조될 것으로 보인다.
29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새로운 영토를 러시아로 합병하는 조약식이 30일 오후 3시 크렘린궁 세인트조지홀에서 열릴 것”이라며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도 참석해 연설한다”고 밝혔다. 앞서 일각에서는 푸틴 대통령이 이날 의회 연설을 할 것이라는 예측이 있었지만 페스코프 대변인은 추후 별도의 의회 연설이 예정돼 있다고 덧붙였다.
또 푸틴 대통령은 조약식 당일 우크라이나 점령지 4곳의 행정부도 만날 계획이다. 이미 러시아에는 도네츠크인민공화국(DPR), 루한스크인민공화국(LPR), 자포리자주, 헤르손주의 친러시아 행정 수반이 도착해 있는 상태다. 아울러 30일 모스크바의 붉은 광장에서는 이 지역들의 러시아 합병을 축하하는 콘서트도 개최된다. 29일 현재 붉은 광장의 성바실리성당 앞에는 ‘도네츠크, 루한스크, 자포리자, 헤르손 - 러시아!’라는 문구의 포스터가 걸린 야외 무대가 설치돼 있다. 다만 페스코프 대변인은 이 콘서트에 푸틴 대통령이 참석할지는 밝히지 않았다.
조약식이 체결되고 나면 다음 주 중 러시아 의회의 비준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발렌티나 마트비옌코 러시아 상원의장은 다음 달 4일 의회가 공식적인 영토 합병을 검토할 수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이는 2014년 크름 반도 합병 때와 거의 같은 절차로, 당시에도 푸틴 대통령은 투표 발표 하루만에 합병조약을 체결하고 이후 의회 비준을 거쳤다. 하지만 통신은 “미국과 유럽연합(EU)은 이번 합병과 관련해 러시아에 추가 제재를 가할 예정”이라며 “세르비아·카자흐스탄 같은 러시아의 우방국조차 합병을 인정하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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