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의 모든 것을 만날 수 있는 국내 최대 규모의 만화축제인 부천국제만화축제가 부천 한국만화박물관 일원에서 3일까지 열린다. 전시·공연·강연·코스프레·비즈매칭 등 만화와 관련된 모든 것을 만나볼 수 있다.
30일 부천 한국만화박물관에서는 제25회 부천국제만화축제 개막식이 열렸다. 팬데믹으로 인해 3년 만에 열린 축제인 만큼 예년보다 많은 관객들이 행사장을 찾았다.
올해 행사의 주제는 이세계(異세계)와 디지털 만화 세상(e세계)를 함께 아우르는 키워드 ‘이:세계’다. 주제에 걸맞게 개막식에서도 다양한 만화·웹툰 속 캐릭터들과 공연을 만날 수 있었다. 애니메이션 ‘스파이 패밀리’의 가족 캐릭터부터 영화 ‘트랜스포머'의 범블비, 게임 ‘철권’의 럭키 클로에까지 코스프레들이 눈길을 끌었다.
이날 개막식에는 세대를 초월해 원로 만화가부터 신진 작가, 업계 종사자, 독자 등 300여 명이 참석했다. 개막식은 딱딱한 형식을 벗어던지고 콘서트 형식으로 진행됐다. 행사에 참석한 설훈 의원은 “부천이 만화·웹툰·애니로 더 유명한 도시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유정주 의원은 “나도 부천에서 애니메이션 사업을 했던 사람”이라며 “지역 페스티벌의 중요성을 절감하고 있고, 오랫동안 꾸준히 이어갈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개막식과 함께 제19회 부천만화대상 시상식도 열렸다. 올해 대상은 네이버웹툰에서 연재중인 구아진 작가의 ‘미래의 골동품 가게’가 받았다. 한국적 오컬트라는 신장르를 개척한 작품으로, 치밀한 고증과 뛰어난 작화로 호평받고 있다. 구 작가는 “영광스럽게 생각하고, 독자분들께도 감사하다”는 소감을 전했다. 대상과 함께 독자 인기상도 수상해 인기를 입증했다.
신인만화상은 이명재 작가의 ‘위아더좀비’에 돌아갔다. 서울에서 발생한 좀비 사태 속 좀비와 인간의 공존을 그렸다. 이 작가는 “과분한 상”이라며 “힘들 때마다 상패를 보며 힘내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해외작품상은 디디에 알칸트·로랑 프레데릭·볼레·드니 로디에 작가의 ‘원자폭탄’이 수상했다.
방문한 관객들은 다양한 전시와 함께 체험 행사도 즐길 수 있다. 마켓 부스에 마련된 문화재청 부스에서는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의 팽나무 마을 주민이자 고래 벽화를 그린 윤소정 작가의 사인회가 열렸다. 윤 작가는 “축제에 참가하게 되어 감회가 새롭다”고 말했다.
마켓존 곳곳에는 대학 부스도 마련돼 있었다. 웹툰·만화 관련 학과를 보유한 대학교들은 부스에서 학교와 학과를 홍보했고, 수험생들의 질문을 받아주기도 했다. 자신들이 그린 작품들을 전시하고 설명해 주기도 했다.
기업들도 부스를 설치하고 관련 상품이나 서비스를 홍보했다. 한 부스에서는 웹툰 제작에 활용할 수 있는 AI 기술을 직접 체험해 볼 수 있기도 했다.
만화학·입시 등에 관련된 다양한 특강도 마련돼 있고, 취업 등에 대한 상담 부스도 있었다. 비즈매칭 부스도 있고, IP 피칭 쇼도 진행된다.
한국만화박물관에는 NFT 아트전·부천만화대상 수상작 전시회·학생만화공모전 수상작 전시회·벨기에에서 온 엉뚱냥 르깟전 등 여러 주제의 전시가 관객들을 기다린다. 1일에는 ‘여신강림’의 야옹이 작가가 팬들을 직접 만난다.
행사장 주변에는 캐리커처 부스와 푸드트럭·벼룩시장도 마련돼 있다. 코스프레 경연도 예정돼 있어 관객들의 눈길을 끌 전망이다. 만화업계 종사자 뿐 아니라 가족 나들이객들도 즐길 만한 요소들이 충실하게 마련돼 있다.
/부천=한순천 기자 soon1000@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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