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의 재즈 페스티벌 ‘자라섬 재즈페스티벌’이 3년 만에 관객들을 맞이했다. 오랜만에 열린 축제에 국내외 뮤지션들은 열정적인 무대를 펼쳤고 관객들 역시 열렬한 환호를 보냈다.
1일 경기 가평 자라섬 일원에서는 제19회 자라섬 재즈 페스티벌이 열렸다. 국내외 정상급 32개 팀이 재즈의 섬 자라섬을 찾아 가을밤을 재즈 선율로 물들였다. 야외 마스크 착용 의무 해제에 관객들 대다수는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았고, 밝은 표정으로 무대를 즐기는 모습을 곳곳에서 만날 수 있었다.
공연을 펼친 아티스트들도 어느 때보다 신나는 모습이었다. 2일 메인 스테이지에서 첫 공연을 펼친 이스라엘의 재즈 보컬리스트 에스터 라다는 아프리카의 리듬이 가미된 재즈 넘버들을 선보였다. 에스터 라다는 공연 중 “모두 일어나 무대를 즐기자”라며 잔디밭에 눕거나 앉아서 공연을 관람하던 관객들을 일으켜 세웠고, 관객들도 모두 일어나 몸을 흔들며 무대를 즐겼다.
에스터 라다 다음으로 나서 무대를 선보인 피아노토리오 샬로쉬와 세계 최정상 색소포니스트 다니엘 자미르도 들뜬 모습으로 무대에 등장했다. 다니엘 자미르는 현란한 속주를 선보이며 관객들의 귀를 사로잡았고, 샬로쉬도 능수능란한 걍약과 템포 조절을 선보이며 관객들을 애태웠다. 이들은 “감사합니다” “안녕하세요”등의 한국어와 함께 “분위기” “가자”라는 말을 소리치며 자라섬의 열기를 달궜다.
2일 오후부터 갑자기 많은 양의 비가 쏟아졌지만 아티스트들과 관객들의 열정을 막을 수는 없었다. 빗속에서도 관객들은 자리를 떠나지 않고 아티스트들에게 뜨거운 환호와 박수를 보냈다. 샬로쉬도 ‘메디테이션’ 등의 넘버를 그 어느 때보다 열정적으로 소화해 냈다. 관객들에게는 “빗 속에서 여러분들이 괜찮은지 모르겠다”며 “정말 아름다운 풍경이다”라고 말을 건넸다. 이들은 공연 말미 이전에 무대에 올라왔던 에스터 라다·국악 뮤지션과 함께 콜라보레이션 무대를 선보이기도 했다.
폭우 속에서 무대에 오른 피아노포르테는 네 대의 피아노라는 흔치 않은 구성으로 관객들의 눈도 사로잡았다. 각기 다른 네 명의 피아니스트가 동시에 네 대의 피아노를 연주하며 조화를 이뤄내는 모습이 놀라웠다. 헤드라이너로 무대에 오른 2003년생 재즈 신동인 피아니스트 조이 알렉산더 역시 명성에 걸맞은 실력과 무대 매너를 보여 줬다.
가을의 선선한 날씨에 관객들은 잔디밭에 모여 와인과 맥주를 즐겼고, 가족 단위 관람객도 여러 곳에서 만날 수 있었다. 아이들은 재즈 리듬 속에서 정신 없이 뛰놀았고, 몇 명의 미아가 발생하는 등 해프닝이 있기도 했다. 자라섬 곳곳에 설치된 각종 부스들과 이벤트도 성황을 이뤘다.
1일 공연에는 헤드라이너 김현철과 함께 재즈미어 혼·하드피아노 등이 무대에 올랐다. 3일 공연은 아비사이 코헨 퀄텟과 올해 공연의 콘셉트인 ‘스페인 포커스’에 걸맞는 스페인 재즈 뮤지션 다니엘 가르시아 트리오가 무대에 오른다.
이번 페스티벌은 본 공연 외에도 서브 스테이지에서 즐길 수 있는 무료 공연들도 준비됐다. 자라섬 내 서브 스테이지 뿐 아니라 가평 시내 곳곳에서도 재즈 선율을 즐길 수 있었고, 지역색을 살린 공연과 행사들도 준비됐다. 현장에 오지 못하는 관객을 위해 메타버스 속 무대도 준비돼 어디서나 재즈를 즐길 수 있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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