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시다 후미오(사진) 일본 총리가 자신의 장남인 기시다 쇼타로를 새로운 총리 정무담당 비서관으로 기용할 방침을 굳혔다고 마이니치신문 등 현지 언론이 4일 전했다. 집권 1년 차를 맞았지만 내각 출범 후 지지율이 크게 떨어진 기시다 총리가 정치 승계 작업에 나섰다는 분석이 나온다.
보도에 따르면 기시다 총리는 현재 2명의 정무담당 비서관 가운데 오랜 시간 기시다 의원실에서 정책 비서로 일한 야마모토 다카요시를 아들 쇼타로로 교체하기로 했다. 1991년생인 기시다 쇼타로는 게이오 대학을 졸업하고 미쓰이물산에서 근무하다가 퇴사 후 현재는 아버지인 기시다 의원 사무실에서 공설 비서로 일하고 있다.
일본 정부 관계자는 기시다 총리의 ‘장남 기용’이 “총리 관저 내 인사를 활성화하고 (총리실과) 기시다 의원실 간 연계를 강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NHK는 “쇼타로를 정권 운영의 최전선에서 경험을 쌓게 해 장차 자신의 후계자로 키울 목적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최근 마이니치가 진행한 여론조사에서 기시다 총리의 지지율이 한 달 전보다 7%포인트 급락한 29%로 집계되는 등 4일 집권 1년을 맞은 기시다 내각의 인기가 크게 떨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총리가 본격적인 ‘정치 세습’을 준비하고 나섰다는 것이다.
일본에서는 정치인의 자녀가 지역구 등을 물려 받는 세습 정치가 여전히 관례로 자리 잡고 있다. 정치인 2세들이 부모의 지지 기반과 지명도, 자금력을 앞세워 경쟁자보다 두각을 나타내는 경우가 많다. 일본에서 중의원 소선거구제가 도입된 1996년 이후 현재까지 선거에 출마한 8800여 명 가운데 13%가 세습 정치인이고, 당선 확률이 80%에 달한다는 조사 결과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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