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몸의 뼈는 파골세포에 의해 낡은 뼈조직을 분해하는 골흡수와 조골세포에 의해 새 뼈조직을 쌓는 골형성 작용을 통해 유지된다. 이러한 균형이 깨져 뼈가 부러지기 쉬운 상태가 골다공증이다. 골형성이 저하되거나 혹은 골흡수가 지나쳐도 뼈의 밀도가 떨어지면서 골다공증이 발생할 수 있다.
특히 나이가 들수록 뼈의 양이 감소하고 강도가 약해지면서 골다공증 위험이 증가한다. 뼈를 지탱해주는 근육이나 인대의 힘이 약해지면서 골절 발생 가능성은 더욱 커지게 마련이다. 이처럼 고령 환자 비중이 높다 보니 골다공증 환자들 중에는 약제 선택에 혼란을 겪거나 부작용으로 어려움을 겪는 경우도 많다. 곽미경 한림대학교 동탄성심병원 내분비내과 교수의 도움말로 골다공증 치료 시 주의해야 할 사항에 대해 알아보자.
◇ 폐경기 접어든 중장년층 여성, 골다공증 적신호…남성도 70세 이후 발생 증가
골다공증 환자의 약 90%는 50세 이상 중장년층 여성이다. 대개 이맘때쯤 폐경기에 접어들면서 여성호르몬 중 뼈의 흡수를 막아주는 역할을 하는 '에스트로겐'이 감소하기 때문이다. 남성 역시 고령층에서 골다공증 유병률이 증가하는데, 그 원인은 여성과 다소 차이가 있다. 남성의 경우 뼈 건강에 좋지 않은 음주, 흡연 등의 위험인자가 동반되면서 70세 이후 골다공증 발생이 급격히 증가하는 추세를 보인다.
전 세계적으로 50세 이상 여성 3명 중 1명, 남성 5명 중 1명 꼴로 골다공증으로 인한 골절을 경험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빅데이터 개방시스템을 보면 '골다공증'으로 진단 받은 환자 수는 2017년 92만 647명에서 2021년 113만 9517명으로 24% 증가했다. 성별로 나눠 살펴보면 여성 환자가 94%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 골다공증약, 작용기전 따라 장·단점도 달라…개별 환자에 맞게 고려해 처방
골다공증 치료에 사용되는 약제들은 골흡수와 골형성에 관여하는 방식으로 작용한다. 골흡수를 억제하는 약제로는 대표적으로 선택적 에스트로겐 수용체 조절제(SERM), 비스포스포네이트 계열 외에 데노수맙 등이 있다. 부갑상선호르몬, 로모소주맙 등은 골형성을 촉진하는 약제다.
SERM 계열 약제는 특히 척추골절 예방 효과가 크다. 유방암 및 심혈관질환 위험인자가 있는 환자에게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반면 비스포스포네이트와 데노수맙 계열은 척추 뿐만 아니라 대퇴골 골절 예방에도 효과가 있다.
부갑상선호르몬 계열은 골형성을 촉진하는 약제로서 척추골절 예방 측면에서 효과가 크다. 비교적 최근에 출시된 골다공증 치료제 '이베니티(성분명 로모소주맙)는 골형성 촉진과 골흡수 감소 효과를 동시에 갖는 이중기전의 약제로서 척추 뿐만 아니라 대퇴골 골절 예방에도 효과를 나타낸다.
◇ 치과치료 중 약 중단하면 골절 위험 증가…특히 데노수맙 계열은 요주의
의료진들은 환자의 기저질환과 향후 치료계획 등을 고려해 다양한 골다공증 약제 중 적절한 약제를 선택한다. 따라서 처방에 앞서 의사에게 기저질환 등 본인의 상태에 대해 정확히 알리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골다공증 약제를 바꾸거나 중단할 때도 반드시 전문의와 상담해야 한다.
환자들이 골다공증 약제를 중단하거나 바꾸는 가장 흔한 이유 중 하나는 치과 치료다. 치과에서는 발치를 하거나 임플란트를 위해 잇몸뼈에 구멍을 뚫는다. 이러한 치료를 받으면 인체의 골흡수와 골형성 작용에 의해 뼈가 아물게 되는데, 골다공증으로 약물 치료를 받는 경우 이러한 작용이 더뎌질 수 있다. 그렇다고 치과 치료를 위해 임의로 골다공증 약제를 중단했다간 골절 위험이 높아질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특히 ‘프롤리아(성분명 데노수맙)’와 같은 데노수맙 계열 약제 투여를 중단할 경우 다발성 골절의 발생이 높아진다. 실제 진료현장에서는 데노수맙 투여를 임의로 끊었다가 골절을 경험하는 환자들을 다수 보게 된다.
곽미경 교수는 “치과 치료를 받기 위해 골다공증 약을 중단했다가 골절이 발생하는 환자들이 많다"며 "치과 치료를 병행할 수 있는 약제도 있으므로 현재 치료 중이거나 향후 치료 계획이 있다면 반드시 의사에게 알려야 한다"고 조언했다.
◇ 카페인·알코올, 칼슘 흡수 방해…골다공증 예방하려면 과다 섭취 피해야
뼈의 밀도가 저하된다고 해서 환자 스스로 체감하는 것은 어렵다. 이처럼 증상이 거의 없다보니 낙상 등으로 고관절이나 손목에 골절이 일어난 후에야 골다공증을 처음으로 인지하는 환자들이 많다. 이러한 사태를 막으려면 여성은 폐경 후, 남성은 70세 이후부터 뼈 건강을 미리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골다공증 위험군의 경우 보통 1년 정도의 간격을 두고 지속적인 추적검사를 통해 골밀도를 확인하는 것이 권고된다.
골다공증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칼슘 섭취가 중요하다. 하지만 칼슘만 많이 먹는다고 골다공증이 해결되는 것은 결코 아니다. 카페인과 알코올은 칼슘의 흡수를 방해하므로 카페인과 알코올의 과다한 섭취를 피해야 한다. 또한 칼슘이 효과적으로 장에서 흡수될 수 있으려면 혈액 내에 적절한 농도의 비타민D가 필요하다. 잘 알려진 대로 햇볕을 많이 쬐면 비타민D 생성에 도움이 된다. 필요에 따라 비타민D 약제를 복용할 수도 있다. 규칙적 운동도 새로운 뼈 조직 생산을 촉진한다. 에어로빅, 조깅, 테니스와 같은 운동도 좋지만, 격하지 않은 요가나 필라테스 같은 운동도 체중이 부하되고 압박이 가해지기 때문에 뼈 부위가 강화되도록 자극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반대로 흡연을 하거나 술을 많이 마시거나 운동이 부족하면 골다공증으로 인해 골절을 당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곽미경 교수는 “골다공증으로 한번 골절을 경험한 환자는 다시 골절이 발생할 가능성이 매우 높고 그로 인한 합병증 발병과 사망 위험도 높아진다”며 “평소 골다공증을 예방하기 위한 건강관리에 힘쓰고 골다공증 위험군이라면 1년에 한 번씩 뼈 건강을 확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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