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기업 캐논이 수천 억 원을 투자해 자국 내에 반도체 장비 공장을 신설한다. 물류회사 닛폰 익스프레스(NXHD)는 일본 최초로 국내에서 ‘반도체 창고’를 가동하기 시작하는 등 글로벌 공급망 재편 속에 일본도 자국 중심의 반도체 공급망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다.
캐논은 5일 일본 도치기현 소재 기존 공장에 총 500억 엔(약 4900억 원)을 투자해 7만㎡ 크기의 반도체 리소그래피 공장을 새로 건설한다고 밝혔다. 캐논이 신규로 리소그래피 공장을 짓는 것은 21년 만으로, 회사 측은 2025년 공장 가동을 목표 삼고 있다.
리소그래피는 실리콘 웨이퍼에 정밀하게 회로 패턴을 그려내는 공정으로 고도의 기술 수준이 요구된다. 리소그래피 장비는 한 대 당 가격이 2000억원에 이를 정도로 고가다. 최대 반도체 장비 공급사로 극자외선(EUV) 리소그래피 기술을 보유한 네덜란드 ASML이 이 분야 선두 주자로 세계 시장의 60%를 점유하고 있으며, 캐논은 점유율 30%로 그 뒤를 쫓고 있다. 일본 내 리소그래피 장비 공장 2개를 보유한 캐논은 신규 공장 건설로 생산량을 지금의 2배로 늘릴 계획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반도체에 투자를 집중하는 한국과 미국·대만 등과의 경쟁에서 뒤지지 않으려는 차원”이라고 분석했다.
이에 앞서 대형 물류사인 NXHD는 미에현 욧카이치시에서 일본 최초의 반도체 창고 운영에 돌입했다. 반도체 특성상 24시간, 365일 돌아가며 각종 보안기기와 비상용 전원을 설치한 시설이다. 회사 측은 히로시마현과 사가현에도 반도체 창고를 새로 짓고, 내년 2월에는 반도체 해외 투자를 적극 유치하는 미 애리조나에도 반도체 창고를 지을 방침이다. NXHD 측은 “아일랜드·독일 등 유럽이나 대만에서도 반도체 창고를 운영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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