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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분양 쌓이는데…가을 분양 폭증, 또 '폭탄 돌리기?' [코주부]

지난 6월 분양한 별내자이 더 스타 이그제큐티브(생활숙박시설) 견본주택. /사진 제공=GS건설




아파트 분양에도 성수기가 있다는 사실 아세요? 가을, 바로 이맘때가 분양 최성수기입니다. 모델하우스에 최대한 많은 사람의 발길을 끌어모으려면 아무래도 날씨가 너무 덥거나 추워선 안되니까요. 하지만 코로나19로 모델하우스 운영이 중단되고 각종 부동산 규제로 분양 일정이 연기되는 단지가 늘어나면서 분양 성수기라는 개념은 점점 희미해지는 추세였는데요. 이번 가을, 아주 오랜만에 성수기라고 부를만한 큰 장이 열렸습니다. 10월 한 달 동안에만 전국에서 8만5000가구를 분양한다는데요. 무려 지난해의 두 배가 넘는 수치입니다. 갑자기 분양 물량이 늘어난 이유는 뭔지, 눈 여겨 봐야 할 분양 단지는 어떤 곳인지 코주부와 함께 한 번 돌아볼까요?

부동산 시장도 안 좋은데…분양 몰린 까닭은?


/그래픽=박희민 디자이너


부동산정보업체 리얼투데이에 다르면 이달 전국 100개 단지, 8만5738가구(일반분양 6만6879가구)가 분양합니다. 지난달 물량(1만8981가구)에 비하면 4배 이상, 지난해 10월(3만4394가구)에 비해서도 2배 이상 증가한 수치입니다.

이렇게 갑자기 분양 물량이 증가한 이유는 뭘까요. 지난달 21일 부동산 규제지역이 101곳에서 60곳으로 줄어들면서 세종시를 제외한 지방 전 지역이 조정대상지역에서 해제된 효과입니다. 세종시와 인천 연수·남동·서구 등 4곳도 투기과열지구에서 풀려났고요. 고금리, 부동산 경기 침체 등으로 여전히 분양이 쉽지 않긴 하지만, 그래도 “규제 지역 풀린 게 어디냐”하는 심정으로 분양이 몰린 것입니다.

참고로 비규제지역에서는 청약통장 가입 후 6개월(지방)~12개월(수도권) 이상, 만 19세 이상인 세대주 및 세대원은 주택 소유 여부와 상관없이 1순위 자격을 얻을 수 있습니다. 9억원 이하 주택은 LTV(주택담보인정비율) 최대 70%, 추첨제 비율 전용 85㎡ 이하 60%, 전용 85㎡ 초과분은 100% 등 문턱이 낮습니다. 아울러 여기서 분양을 더 미뤄봤자 득 될게 없다는 판단도 작용한 듯 합니다. 내년 부동산 시장이 더 악화될 수도 있다는 예측이 나오면서 연내 분양을 밀어붙이고 있는 것이죠.

“그나마 낫다”…대단지 분양 줄이어


실제로 규제지역에서 풀려난 수도권 및 지방 광역시에서 분양이 크게 늘었습니다. 특히 주목해야할 점은 2000가구가 넘는 대단지 분양이 유독 많다는 것입니다. 대단지 아파트는 지역의 랜드마크이기 때문에 대형 건설사가 참여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학교나 교통편 등 인프라도 좋은 편이죠. 그래서 부동산 하락기에도 상대적으로 가격 방어가 잘 됩니다. 덕분에 쉽지 않은 올해 분양시장에서도 2000가구 이상 대단지는 모두 1순위 청약 완판에 성공했습니다. 지난 1월 분양한 ‘래미안 포레스티지’는 총 4043가구 대규모 단지로, 1101가구 모집에 총 6만4590건이 접수돼 평균 58.66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습니다. ‘안양역 푸르지오 더샵(2736가구)’, ‘안양 어반포레 자연&e편한세상(2329가구)’도 각각 15.84대 1, 18.41대 1의 경쟁률로 1순위 청약이 마감됐습니다.

이번에 규제지역에서 해제된 곳 중 연말까지 분양 계획이 있는 단지들의 리스트를 볼까요.(??위의 표 참조) 1000가구는 흔하고 2000가구도 심심치 않게 보이는데요. 이달 가장 큰 규모의 분양은 대전 서구에서 나옵니다.대전 서구 용문1·2·3구역 재건축으로 2763가구(일반분양 1935가구)가 분양됩니다. 같은 대전 서구의 도안우미린트리쉐이드는 1754가구(일반분양 1375가구)를 분양할 예정이고요. 경북 포항 남구에서도 대단지 분양이 있는데요. 힐스테이트더샵상생공원으로 2670가구 모두 일반 분양으로 공급됩니다.

부동산R114 임병철 팀장은 “지방 대부분 지역이 규제지역에서 풀렸지만 집값 급등 부담과 급격한 기준금리 인상, 경기 위축 여파로 매수세 회복이 쉽지 않아 집값 약세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규제 지역에서 전면 해제된 부산에서는 올 들어 높은 청약 경쟁률을 기록한 단지들도 있다. 일부 지역 및 단지에 전매를 노린 투자 수요가 유입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분석했습니다.



규제는 그대로지만...서울서도 분양 물량↑


/그래픽=박희민 디자이너


앞서 말씀드린 사례들처럼 규제 완화 효과는 아니지만, 서울과 수도권의 분양 소식도 덧붙여 전해드릴게요. 서울과 수도권에서도 오랜만에 대단지 분양이 기지개를 켜고 있습니다. 그 중 가장 큰 규모는 GS건설이 이달 중 광명시 철산동 주공 8·9단지 재건축을 통해 공급하는 ‘철산자이 더 헤리티지’입니다. 3804가구 가운데 1640가구가 일반에 분양됩니다. 광명1R구역 재개발 구역에서도 총 3585가구(일반분양 777가구)가 공급됩니다.

서울의 분양 물량도 적지 않습니다. 먼저 성북구 장위4구역 재개발 2840가구(일반분양 1331가구)가, GS건설이 시공하는 동대문구 휘경3구역자이 총 1806가구(일반분양 719 가구)가 분양됩니다. 마포구 마포더클래시 1419가구도 공급 예정인데요. 일반 분양 물량은 53가구로 미미하네요.

부동산 플랫폼 업체 직방은 “청약 관련 규제가 완화되는 만큼 주춤했던 분양시장이 다시 살아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면서 “다만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과 최근 분양 예정 대비 실적이 저조한 추세가 이어져 분양시장이 바로 회복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고 밝혔습니다. 청약 문턱이 낮아졌다고 해서 이런 시기에 분양권 전매를 목적으로 청약에 뛰어드는 코주부 독자님은 없으시죠? 내 집 장만을 오랫동안 계획해 온 실수요자라도 지금은 청약 옥석 가리기에 조금 더 공을 들이실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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