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꽃놀이 축제로 복잡했던 8일의 서울 밤, 서울 한 켠에서는 많은 사람들이 모여 불꽃놀이 대신 음악을 즐겼다. 선선한 날씨와 세계적인 아티스트들의 공연에 관객들은 선율의 세계로 빠져들었다.
8~10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에서는 ‘슬로우 라이프 슬로우 라이브 2022’ 페스티벌이 열렸다. 8일 열린 공연에서는 레이니·조나스 블루·밸리·더 발룬티어스·죠지 등이 무대에 올랐다.
이날 공연이 열린 88잔디마당에는 마스크를 벗은 관객들이 돗자리를 깔고 잔디밭에 앉아 여유롭게 무대를 감상했다. 음식과 술, 음악을 즐기는 모습이 3년 전으로 돌아간 것 같았다. 관객들의 열정도 그 떄와 같았다. 한 관객은 “생각보다 사람이 많았다”며 “온도는 낮지만 관객들의 열기가 뜨거워 스탠딩 석에 들어갔을 때는 더운 수준이었다”고 말했다.
첫 무대를 연 죠지는 감미로운 R&B 무대를 들려줬다. 자신의 자작곡들과 함께 건반 연주도 직접 선보여 많은 환호를 받았다.
두 번째 순서로 무대에 오른 1990년대의 향수가 묻어 있는 밴드 밸리는 훌륭한 호흡을 선보였다. 국내 관객들이 좋아하는 ‘라이크 1999’로 포문을 열었다. 공연 중 흥이 오른 밸리는 스탠딩석 한가운데로 내려오기도 했다. 밸리는 인터뷰에서 “우리는 언제나 과거에 대한 향수를 마음에 품고 살아가는 사람들”이라며 “90년대 문화의 영향을 받은 것들이 다시 우리 시대에 나타나는 것이 반갑고, 역사가 무해한 표현의 방식으로 되풀이되는 것이 좋다”고 밝혔다.
백예린이 보컬로 있는 밴드 ‘더 발룬티어스’는 백예린의 솔로와는 전혀 다른 색채의 음악을 선보였다. 백예린의 솔로 앨범이 감성적 음악이라면, 더 발룬티어스의 음악은 강렬함 그 자체였다. 백예린은 “우리를 보내기 싫다고 해달라”며 공연 말미 관객들의 함성을 이끌어 냈다. 관객 김 모(27) 씨는 “백예린이 멘트할 때와 노래할 때는 확연히 달라 확실히 록커같다”며 “연주력도 탄탄해 파워풀한 가창력과 잘 어우러졌다”고 소감을 전했다.
다음 순서로 무대에 오른 영국의 세계적인 DJ 조나스 블루의 무대는 관객들을 모두 뛰어오르게 만들었다. 해질녘 시작된 EDM 공연은 공연장의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강한 베이스 비트로 관객들의 심장을 뛰게 만들었고, 조나스 블루는 비트에 맞춰 관객들의 반응을 유도했다.
‘미스테이크’ 등 본인의 히트곡 뿐 아니라 블랙 아이드 피스의 ‘아이 갓 어 필링’, 데이빗 게타의 ‘티타늄’, 제드의 ‘스테이’ 등 한국 관객이 익숙한 노래도 DJ셋에 넣었다. 티타늄의 리믹스에서는 볼륨을 조절해 관객들의 떼창도 유도했다. 조나스 블루는 태극기를 온 몸에 휘두르고 무대를 촬영하기도 했다. 공연 후 소셜미디어에 영상과 사진을 게시했고 반응도 뜨거웠다. 마지막으로 히트곡 ‘라이즈’를 선보일 때는 휴대폰 플래시 이벤트로 장관이 펼쳐지기도 했다.
이날의 헤드라이너 레이니는 가장 큰 환호를 받았다. 벌써 다섯 번째 내한인 레이니는 한국 관객들과 익숙하게 무대를 즐겼다. 흥이 오르자 관객 가운데로 뛰어들기도 했다. ‘유!’로 시작해 앵콜 포함 총 22곡의 무대를 선사했다. ‘카우보이 인 LA’ ‘말리부 나이츠' 등 익숙한 곡들이 관객들을 사로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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