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우리는 오직 진격할 것이다”라며 러시아의 무차별 공습 와중에 야외에서 대국민 메시지를 보냈다. 러시아의 보복 공격을 두고 두려워하지 않을 것이라는 의지를 표명한 것으로 보인다.
10일(현지시간) 오전 우크라이나 대통령실은 젤렌스키 대통령이 집무실 근처의 광장에서 직접 자신의 연설을 촬영한 영상을 공개했다. 영상 속에서 그는 국방색 티셔츠를 입고 비장한 표정으로 국민들의 사기를 북돋기 위해 1분26초가량의 연설을 진행하는 모습이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쉽지 않은 아침이다. 우리는 테러리스트들을 상대하고 있다”며 연설의 포문을 열었다.
그는 “러시아가 두 가지 목표를 가지고 있다”며 그 중 하나로 에너지 시설 파괴를 꼽았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그들은 공포와 혼란을 원하고, 우리의 에너지 시설을 파괴하길 바란다”며 수도 키이우와 흐멜니츠키, 르비우, 드니프로 등 여러 도시가 공격을 받았다고 전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두 번째 목표가 ‘사람들’이라고 밝혔다. 그는 “(공격이 있던) 그 시간대와 목표는 가능한 한 많은 피해를 입히기 위해 선정된 것”이라고 비난했다. 러시아군은 이날 혼잡한 출근 시간대에 우크라이나 주요 도시에 미사일 폭격을 단행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어 “하지만 우리는 우크라이나인이다. 우리는 서로 돕는다. 우리는 우리 자신을 믿는다. 우리는 파괴된 모든 것들을 복구한다”고 의지를 다지면서 “일시적인 정전이 있을지라도 승리에 대한 우리의 확신은 끊기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공격은 정확히 왜 일어났는가. 적(러시아군)은 우리가 두려워하고 도망가길 바란다”면서도 “하지만 우리는 오직 진격할 것이다. 전장에서도 그러하다는 것을 보여줄 것이다. 앞으로도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젤렌스키 대통령은 구조대가 활동 중이라는 언급도 덧붙였다. 또 “우리의 대공 방어 시스템도 작동 중이며 38개의 공중 타깃이 이미 격추됐다”면서 “오늘은 대피소에 머무르길 바란다. 우리 군의 도움으로 모든 것이 괜찮을 것이다. 안전 수칙을 잘 지키고 항상 기억하라. 우크라이나는 적이 있기 전에도, 그리고 그 후에도 존재할 것”이라고 연설을 마무리했다.
앞서 러시아는 이날 크림대교 폭발 이후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 중심부를 비롯한 우크라이나 도시 곳곳에 대대적인 미사일 공격을 감행했다. 이는 크림대교 폭파 사고에 대한 보복 의도를 분명히 하기 위해 공포감을 극대화하는 전술이라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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