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바의 인수 우선협상 대상자에 일본 기업들로 구성된 ‘일본산업파트너스(JIP)’ 컨소시엄이 선정됐다. 이에 따라 ‘일본의 자존심’으로 불리던 도시바가 해외 자본의 손에 넘어가는 것은 일단 면하게 됐다.
12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도시바는 인수 우선협상 대상자로 JIP를 선정하고 인수 가격을 포함한 세부 조건에 대한 협의를 시작한다. 지난달 30일 2차 입찰에 참여한 예비 후보 4곳으로부터 법적 구속력이 있는 의사표명서를 받은 도시바는 그 중 JIP와 우선 협상을 진행하기로 했다. 인수 협상에는 한 달 정도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JIP는 국내 자본을 중심으로 도시바를 인수하기 위해 지난달 10곳이 넘는 일본 기업에 참여를 요청한 바 있다. 이에 일본 민간 전력회사인 주부전력이 1000억 엔을 출자하기로 했고 종합금융기업 오릭스도 1000억 엔 규모의 출자를 검토하고 있다. 또한 JIP는 JR도카이·도레이·일본생명 등 일본 대기업에도 컨소시엄 참여를 타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도시바 인수 가격과 JIP의 자금력이다. JIP는 도시바 인수 가격으로 2조 엔대 중반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수 이후 모든 지분을 사들여 상장 폐지하는 비용을 포함한 금액이다. 현재 도시바의 시가총액은 약 2조 2000억 엔 이다. 다만 JIP는 미국 베인캐피털 등 인수 적격 후보들 가운데 자금력이 가장 약하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일단 JIP는 전체 인수 자금 중 절반을 자체 조달하고 나머지는 일본 기업들의 출자 등을 통해 채울 계획이다. 닛케이는 “일본 기업의 출자로 자금 확보가 가능한지, 나머지 대출에 대해 금융기관의 확약을 받을 수 있을지가 중요하다”며 “한 달 남짓한 협상 기간에 합의가 가능할지가 불투명한 면도 있다”고 지적했다.
도시바 역시 JIP와의 협상이 최종 타결에 이르지 못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일본 국부펀드인 일본투자공사(JIC) 주도의 컨소시엄과도 협상을 이어가는 것으로 전해진다. JIC는 1차 입찰 당시 JIP와 손잡았으나 도시바 상장 폐지 이후 업계 재편이 필요하다는 판단 하에 따로 인수에 나섰다. 이에 JIC가 인수 적격 후보 중 하나인 베인캐피털과 연합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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