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회전 시 무조건 일시 정지 해야 한다는 거 모르셨나요. 이제 3개월 계도기간을 끝내고 오늘부터 단속에 들어갔습니다”(서울 혜화경찰서 교통경찰)
‘교차로 우회전 일시정지’ 위반 차량 단속 첫 날인 12일 서울 종로구 이화사거리에서 한 운전자가 도로교통법 위반으로 적발됐다. 서울 혜화경찰서는 이날 오후 이화사거리 우회전 차량을 대상으로 단속에 나섰다. 경찰의 단속이 이뤄진 약 1시간 동안 한 명의 운전자가 적발돼 범칙금 6만 원과 벌점 10점이 부과됐다.
경찰은 12일부터 보행자 보호 의무를 강화한 개정 도로교통법에 대한 3개월 간의 계도 기간을 마치고 본격 단속에 나섰다. 이에 따라 교차로에서 우회전하는 차량이 횡단보도를 건너거나 건너려는 보행자가 있는데도 일시정지하지 않고 진행하다 적발되면 범칙금 6만 원(승용차 기준)과 벌점 10점이 부과된다. 차량에 따라 △승합차 7만 원 △승용차 6만 원 △이륜차 4만 원 △자전거 3만 원의 범칙금과 함께 벌점 10점이 부과된다. 특히 교차로에서 우회전하는 차량 운전자는 보행자가 횡단보도를 건널 때 뿐 아니라 ‘건너려고 하는 때’에도 일시 정지 하도록 했다.
이날 단속 현장에서는 보행자 신호가 빨간 불로 변경된 후에도 횡단보도를 건너고 있던 보행자를 보지 못한 채 우회전 한 차량이 적발됐다. 경찰은 차량을 멈춰 세운 뒤 개정된 도로교통법 내용과 범칙금 6만 원·벌점 10점이 부과된다고 안내했다. 경찰은 “오늘부터 우회전 시 일시정지 계도기간이 끝나 단속에 나섰다”면서 운전면허증을 확인했다. 적발된 운전자는 “일시정지 하지 않고 우회전 할 경우 적발된다는 사실을 까먹고 있었다”면서 “단속인 건 몰랐다”고 말했다. 경찰은 “보행 신호가 끊어지기 전에 차가 진행했고, 보행자 통행을 방해해서 단속했다”고 설명했다.
단속을 마친 혜화경찰서 관계자는 “한 시간 동안 단속된 건 한 건 뿐이었고 평상시보다 단속에 걸리는 사람들이 많이 없다”면서 “운전자들 사이에서 우회전 시 일시정지가 많이 정착된 것 같다”고 말했다. 아울러 “앞으로도 주기적으로 단속에 나설 것이며 기준이 조금 애매한 경우는 계도를 할 것”이라며 “체감하기에 우회전 시 교통사고가 많이 줄어들었다”고 밝혔다.
경찰은 애초 한 달 간의 계도기간 후 단속에 들어가려 했으나, 상당수 운전자가 법 개정 내용을 알지 못하는 데다가 일시정지의 기준이 모호하다는 지적이 잇따라 계도기간을 10월 11일까지 연장했다. 다만 경찰은 여전히 보행자가 횡단보도를 건너려고 하는 때를 명확하게 인지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있어 보행자가 횡단보도를 건너려는 행동과 의사가 외부에서 명확히 확인 가능한 경우에만 적발하기로 했다. 그 외의 경우는 제도에 대한 인식이 정착할 때까지 계도 위주의 활동을 지속할 방침이다.
경찰에 따르면 개정 도로교통법 시행 후 3개월 간 우회전 교통사고는 3386건으로 전년도 같은 기간(4478건) 대비 24.4% 줄었다. 같은 기간 우회전 교통사고에 따른 사망자도 40명에서 22명으로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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