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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협 재정비, 與 정상화에 독?…“합격해 발령 앞뒀는데” 반발 불거지나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11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반도체 인력양성의 대전환! 강원도가 시작합니다' 토론회에서 축사하고 있다. 권욱 기자




정진석 비상대책위원회가 국정감사 이후 공석인 67개 조직위원장 인선 절차에 돌입할 계획이다. 전당대회 개최 전 당 조직체계를 정상화시켜 어수선한 분위기를 다잡겠다는 의도다. 하지만 이준석 체제에서 의결만 앞뒀던 내정자들도 원점에서 재검토할 가능성이 있고 ‘비윤계 솎아내기’ 우려가 제기되며 당내 새 분란의 씨앗이 될 수 있다는 예상이 나온다.

12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민의힘은 국정감사 뒤 공석인 67개 조직위원장 공모 절차를 돌입할 계획이다. 당협위원장으로 선출되는 조직위원장은 총선 및 지방선거의 ‘공천 1순위’로 꼽힌다. 당원들의 명부를 갖고 있고 지역구 주민들과 접점을 넓힐 기회도 많아 선거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다.

국민의힘 한 지도부 인사는 “67곳을 비워둔 채 당대표 선거를 하기는 어렵다”며 “현재 지역구 활동을 안하고 있는 당협위원장들도 있어서 종합적인 당무 감사를 통해 당을 정비한 뒤 전당대회를 치뤄야 한다”고 말했다. 당무 감사로 문제가 발견될 경우 인선 규모는 67명보다 늘어날 여지도 있다.

지도부가 재정비에 속도를 내고 있지만 내부에서는 가까스로 수습 중인 혼란이 다시 격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준석 체제였던 지난 5월(28곳)과 6월(48곳) 국민의힘은 각각 한 차례씩 조직위원장 공모를 진행했지만, 7월 이준석 지도부가 붕괴되면서 모든 논의가 중단됐다.



이미 넉 달 이상의 시간이 지난 만큼 지도부에서는 지난 공모를 백지화하고 원점에서 선임 절차를 진행하는 방안도 거론되고 있다. 지도부 인사는 “논의를 해봐야 한다”면서도 “지난 공모의 연장선이 아니라 아예 새롭게 공모가 진행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문제는 5월 공모에 참여해 지도부 의결만 남겨둔 15명의 내정자들이 원전 재검토에 순응하는지 여부다. 만일 정진석 비대위가 이준석 지도부의 결정을 뒤엎을 경우 면접까지 합격했던 내정자들은 처음부터 심사를 받아야 한다. 내정자 측 관계자는 “최종 합격해 발령을 기다렸는데, 사장이 바뀌었다고 채용 절차를 다시 밟아야 하는 상황이 될까 걱정스럽다”며 최악의 경우 이의제기 등 공식 항의하겠다고 예고했다.

‘이준석 지우기’ ‘비윤계 배제’ 등의 논란이 불거질 가능성도 있다. 통상 당협위원장 임명은 선거를 앞두고 이뤄지는데 징검다리 성격인 비대위가 총선을 1년 반 이상 앞두고 인선하는 것을 두고 비윤계 인사들이 소외될 수 있다는 불만의 목소리 나온다. 6월 공모를 냈던 한 당내 인사는 “전당대회를 준비해야 할 비대위가 당협위원장 공고를 내며 ‘권력형 비대위’로 가는 것은 적절치 않다”며 “온라인 선거가 이뤄지기 때문에 전당대회 전 당협위원장을 선출해야 한다는 주장은 설득력이 떨어진다”고 말했다.

지원자들은 수 개월 째 늘어지는 심사에 대한 피로감을 호소한다. 한 비례대표 의원은 “국정감사에 올인하라고 주문해놓고 당 지도부가 국감 기간 조직위원장 공모를 언급했다”며 “시스템을 갖춘 공당이라면 당이 혼란스러워도 지난 6월에 심사를 끝냈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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