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서울시장이 12일 서울시 예산을 지원받는 TBS에 대해 “누가 봐도 정치적으로 편향돼 있다”며 “TBS의 변화를 바라는 노조의 움직임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오 시장은 이날 서울시청에서 열린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임호선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TBS 지원에 대한 소신과 의견을 묻자 “TBS는 공영방송이고 언론의 경우에는 자정 능력이 매우 중요하다”면서 “TBS는 누가 봐도 정치적으로 편향돼 있는 게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특정 정당과 계파를 지지하는 사람이 대표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속마음을 숨기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정치적 중립 위반 등을 이유로 방송통신위원회에서 반복적으로 법정 제재를 받은 TBS의 간판 프로그램 ‘김어준의 뉴스공장’을 일컬은 것으로 풀이된다.
오 시장은 “서울시의회가 TBS 폐지 조례안을 냈지만 저는 노조의 움직임을 예의 주시하고 있고, 그런 관점에서 변화가 있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서울시의회 다수당인 국민의힘은 7월 4일 소속 의원 전원 명의로 TBS에 대한 서울시의 재정 지원을 내년 7월부터 중단하는 방안을 골자로 하는 조례안을 발의했다.
오 시장은 성남시 축구단 ‘성남FC’에 대한 후원 통로로 활용됐다는 의혹을 받는 서울시 등록 비영리법인 희망살림(현 롤링주빌리)에 대해서도 필요하면 감사를 진행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박성민 국민의힘 의원은 “빚 탕감 운동을 하는 희망살림이 네이버로부터 받은 후원금 40억 원 중 39억 원을 성남FC에 광고료로 지원했다”며 “후원금을 받으면 설립 목적에 맞게 사용해야 하는데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물었다. 오 시장은 “누가 봐도 정상적이라고 생각하기 어렵다”며 “국감 이후 자세하게 들여다보고 필요하면 감사도 하겠다”고 답했다.
성남FC 후원 의혹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성남시장 시절 성남FC 구단주로 있으면서 2016~2018년 네이버·두산건설·차병원 등 기업들로부터 160억여 원의 후원금을 받고 이들 기업이 건축 인허가나 토지 용도 변경 등 특혜를 받았다는 내용이다. 네이버는 2017년 제윤경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운영한 재단법인 희망살림을 통해 후원금 약 40억 원을 내고 제2 사옥 건축 허가 등 특혜를 받았다는 의혹으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다.
오 시장은 지역화폐(지역사랑상품권)의 경제 활성화 효과를 인정하면서 발행을 이어나가겠다는 의지를 나타냈다. 정부는 국회에 제출한 내년도 예산안에서 지역화폐 지원 예산을 전액 삭감했다. 오 시장은 “내년 정부 지원 예산이 줄면 서울시 자체적으로 재원이 허락되는 범위 내에서 예산에 반영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며 “지역화폐가 지역경제 활성화에 일정 부분 효과가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올해 6월 지방선거에서 당선돼 사상 첫 ‘4선 서울시장’이 된 오 시장은 “5선 시장에 도전할 용의가 있느냐”는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의 질의에 “있다”고 답해 차기 지방선거에서 연임 의지를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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