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자신의 3연임이 확정되는 제20차 공산당 전국대표대회(당대회)에서 국가안보를 강조하는 정책 변화 기조를 공고히 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지난 20년간 경제성장을 최우선으로 삼았던 중국이 미중 갈등의 파고 속에서 국가안보로 무게 중심을 옮길 수 있다는 분석이다.
12일(현지 시간) 블룸버그통신은 시 주석이 16일 개막하는 제20차 당대회에서 중국 공산당의 오랜 슬로건이었던 ‘발전 우선’을 ‘발전과 안보의 균형’으로 바꿀 것으로 전망된다고 보도했다. 중국 공산당은 2002년 16차 당대회부터 ‘발전 우선’을 슬로건으로 사용해왔다.
보도에 따르면 시 주석은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재임 당시 미국과의 갈등이 심화하고 코로나19 팬데믹이 본격화한 2020년부터 국가안보의 중요성을 부각하기 시작했다. 지난해 11월에는 40여 년 만에 발표된 공산당 역사결의 전문에 ‘발전과 안보 균형’이라는 문구가 세 차례나 사용되기도 했다. 블룸버그는 “이미 중국의 여러 정책 문건에 ‘발전과 안보 균형’ 문구가 들어갔다”며 “이번 당대회의 시 주석 연설에서 ‘발전 우선’ 슬로건이 나오지 않을 수 있다는 신호”라고 분석했다.
미국 싱크탱크 랜드코퍼레이션의 중국 정책 전문가인 하워드 왕은 “안보에 방점을 찍는 슬로건은 중국이 경제성장 둔화에 따른 위험과 정책적 제약을 줄이기 위한 것”이라고 진단했다.
한편 시 주석은 전날 마무리된 중국 공산당 19기 중앙위원회 7차 전체회의(7중전회)에서 3연임을 사실상 확정한 상태다. 중앙위는 공보문에서 지난 5년간 당의 성과를 거론하며 “시진핑 동지의 당 중앙 핵심, 전당 핵심 지위를 확립하고 시진핑 신시대 중국 특색 사회주의 사상의 지도적 지위를 확립한 것은 민족 인민의 공통된 염원”이라고 명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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