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BIFF] 진용진 "'없는영화' 감독으로 부국제 무대, 생각도 못했어요"(인터뷰①)에 이어서…
진용진은 ‘없는영화’를 시작한 이후로 매 순간순간이 영화 생각뿐이다. 먹고 자는 시간 외에는 모든 동선과 계획이 영화를 기준으로 흘러간다. 부산 올 로케이션으로 촬영되기 때문에 지난 9월 말부터 부산에서 생활하고 있다. 호텔에서 시나리오를 쓰고 부산 스태프들과 함께 촬영, 편집 등 제작에 열중하고 있다. 이 모든 것이 처음부터 쉬웠던 건 아니다.
“시나리오 쓰는 법을 따로 배운 건 아니에요. 초등학교 때부터 만화도 그리고 이야기도 썼거든요. 그것 때문에 하는 건 아니지만 결국 유튜브 콘텐츠잖아요. 그래서 어렵게 생각하면 한없이 어렵고 한없이 쉬워진다고 생각했어요. 어차피 영화감독들 보다 제가 유튜브에 대해 더 잘 안다고 생각하거든요. 시청자들에게 어떤 이야기를 해주면 공감할지 알아요. 그런 부분에 자신이 있었기 때문에 망설임 없이 써 내려갔어요.”
배움의 중심에는 웹드라마 ‘좋좋소’를 만든 디테일스튜디오 이태동 대표가 있었다. 촬영 용어나 스태프들과의 소통법도 몰랐던 진용진은 이 대표의 옆에서 하나부터 열까지 코칭을 받았다.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시작했지만, 1년 동안 특수 훈련을 받으며 어느덧 익숙해졌다.
“‘그것을 알려드림’을 하면서 했던 취재가 진짜 도움이 많이 됐어요. 취재하면서 많은 사람을 만나며 얻은 것들이 있죠. 다시 하고 싶은 마음은 있어요. 그렇지만 플레이어 보다는 제작자로 가고 싶어요.”
“‘그것을 알려드림’을 안 하는 게 득과 실이 있어요. 이제 영화도 할 수 있고 OTT 쪽에서 연락이 많이 오거든요. 제작자로서 영향력이 커지는데, 연예인으로서는 실인 거죠. 얼굴이 계속 잊히니까 섭섭하더라고요. 그래서 ‘없는영화’ 중간중간에 제가 깨알 역할로 나오는 거예요.”(웃음)
지난해 그는 ‘머니게임’과 MBC ‘피의 게임’ 등을 제작하며 심리 서바이벌 예능계 중추가 됐다. 각종 러브콜도 받고, 현재도 ‘버튼게임’이라는 예능 기획에 참여하고 있다. 그럼에도 그는 “난 확실히 시나리오 쓰고 연출하는 게 더 잘 맞는다. 앞으로 예능보다는 극으로 갈 것 같다”고 이상향을 밝혔다.
‘없는 영화’로는 시리즈 최초로 6부작을 준비 중이다. 누구나 머릿속에 있는 학창시절을 꺼내서 보여주는 학교 배경 이야기다. 큰 주목을 받았던 ‘감성주점’ 에피소드의 외전도 3부작으로 선보일 계획이다.
“큰 스크린에서 제 영화를 보게 되니 반성을 많이 하게 됐어요. 극 중 인물들이 너무 싸우더라고요. 조금 줄일 필요가 있겠다 싶었어요. 다른 결도 시도해보고 싶어요.”(웃음)
진용진의 꿈은 여기서 끝이 아니다. 리뷰 형식의 ‘없는영화’를 넘어서 정극의 ‘있는영화’를 만들고 싶다. 유튜브를 벗어나 다른 플랫폼에서 선보이는 것도 논의 중이다.
“시나리오를 쓰고 있어요. 저만의 방식으로 새롭게 할 거예요. 특수효과가 많이 나오는 작품보다 일상적으로 많이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를 하고 싶거든요. 전 지금 아이들에 대한 이야기는 잘 알아요. 일진 취재도 했었고 연구를 많이 했어요. 다만 한 집단에 대해 듣고 싶은 이야기를 하는 것보다 어른도 아이도 웃기고 울리는 게 명작이라고 생각해요. 모두에게 행복을 줄 수 있는 게 예술이잖아요. 앞으로 제가 해나가야 할 일은 모두를 공감시키는 것입니다.”
나만의 방식으로 나를 표현하는 것에 한계가 없는 진용진. 그는 ‘나다운 것’을 “침착한 또라이”라고 표현했다. 유튜브 댓글에 가장 많이 달린 그에 대한 평가였다고. 그는 이런 반응에 침착하게 수긍하며 “기존에 있던 레거시보다는 내가 하고 싶은 걸 개발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나 신선한 거 생각해야지’가 아니라 내 방식대로 눈치 보지 않고 한다는 거예요. 생각을 빼면 돼요. 다 내면에 있거든요. 그렇게 생각 없이 재지 않고 해보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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