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적 인플레이션을 비켜가던 중국의 물가 상승세가 심상치 않다. 제조업 경기의 하락 추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물가가 꿈틀거리면서 ‘스태그플레이션’ 우려가 커지고 있다.
14일 중국 국가통계국은 9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 동기 대비 2.8% 상승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8월(2.5%)에 비해 0.3%포인트 오른 수치로, 2020년 4월(3.3%) 이후 2년 5개월 만에 최고치다.
중국 당국은 올해 물가 상승률을 3% 이내로 통제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1~9월 CPI 상승률은 2%로 아직 당국이 제시한 상한선까지 여유가 있지만 앞으로 상승세가 더욱 가팔라 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안심할 수는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구체적으로는 식품 가격이 물가 상승을 주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돼지고기 가격이 36.2%나 급등했고, 과일이 17.8%, 채소도 12.1% 뛰었다. 9월 식품 물가 상승률은 8.5%로, 전월(6.1%)보다 크게 올랐다. 에너지 가격의 하락세에도 불구하고 교통연료비도 19% 상승했다. 다만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중국의 9월 근원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0.6%로 전월(0.8%)보다 낮았다.
둥리쥐안 국가통계국 통계사는 "모든 지역에서 전염병을 예방하고 통제하며 경제·사회 발전을 촉진하면서 중요 물품의 가격 안정을 위해 다양한 조치를 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날 발표된 9월 중국 생산자물가지수(PPI)는 전년 동기 대비 0.9% 올라 전월(2.3%)에 비해 하락한 것은 물론 시장 전망치(1.0%)도 밑돌았다. 중국의 월간 PPI 상승률은 지난해 10월(13.5%) 이후 11개월째 하락하고 있다. PPI 부진은 중국 경제 성장이 정체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