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즈 트러스 영국 정부가 감세안 일부를 추가로 철회할 수 있다는 전망에 힘이 실리고 있다. 트러스 총리가 금융시장 혼란에도 고수했던 법인세 동결 조치를 철회할 것이라는 외신 보도가 잇따르면서 출렁이던 시장도 반색했다.
13일(현지 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법인세율을 현 19%로 동결하려던 트러스 정부가 내년부터 세율을 25%로 인상하는 쪽으로 ‘유턴’했다고 전했다. 트러스 총리는 내년 4월 법인세율을 19%에서 25%로 올리기로 한 보리스 존슨 전 내각의 결정을 철회하고 세율을 유지해 성장률을 높이겠다고 주장해왔다. 이와 관련해 트러스 총리는 14일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경제정책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한편 트러스 총리는 이날 쿼지 콰텡 재무장관을 전격 경질했다. 콰텡 장관은 트위터에 사임 사실을 확인했다. 후임으로는 제레미 헌트 전 외무장관이 거론된다고 더타임스 등이 보도했다.
이 같은 소식에 12일 장중 5%를 넘겼던 30년 만기 영국 국채금리는 이날 4.2%대까지 떨어졌고 파운드화 가치도 1.13달러대로 올라 감세안 발표 전인 지난달 23일 이전 수준을 회복했다. 그러나 블룸버그의 제이미 러시 이코노미스트는 “콰텡의 해임은 시장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한 분명한 조치지만 영국 자산에 대한 시장의 자신감을 되찾으려면 더 많은 조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트러스 정부는 감세안 발표 열흘 만인 이달 3일 소득세 최고세율을 45%에서 40%로 낮추는 내용의 ‘부자 감세’를 철회했지만 감세를 통한 성장 전략을 강조하며 법인세율 동결 등의 조치는 고수해왔다. 하지만 국채금리가 치솟으면서 연기금 파산 가능성이 제기되는 등 시장의 혼란이 계속되고 보수당 내 비판과 외부 압박도 거세지자 결국 또다시 굴복한 것으로 해석된다. 다만 감세안 추가 유턴 등에도 집권 보수당 내에서는 트러스 총리를 교체하기 위한 논의는 계속 이어지는 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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