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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충식의 모빌토피아] 진짜 탄소 배출량 'LCA(전주기평가)'

■KAIST 기계공학과 교수

美·中·인도처럼 석탄발전 많은 나라

원자력·신재생보다 CO2 발생량 월등

에너지 생애주기·생산과정 포괄하는

LCA로 '탄소중립 기술' 재평가해야





탄소 중립은 기후위기에 대응하는 전 세계 공통의 목표가 됐다. 우리도 2050년에 탄소 중립을 이루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모든 분야에서 혁명적인 노력을 기울여야 하는 입장이다. 기후위기는 온실가스로 인해 촉발되는 과도한 지구온난화 현상이다. 온실가스 중 가장 많은 양을 차지하는 것은 수증기이지만 온난화 효과 면에서 제일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은 이산화탄소(CO2)라고 한다. 그다음이 천연가스의 주된 성분인 메탄(CH4)이다. 탄소 중립이 추구하는 것은 온실가스 저감을 통해 순온실가스 발생을 0으로 만드는 것으로 이산화탄소와 메탄에 있는 탄소(C)를 대표 단어로 사용한다. 이산화탄소는 탄소가 포함된 탄화수소계 연료를 연소하는 과정에서 많이 발생한다. 대표적인 탄화수소 연료가 석탄·석유·천연가스와 같은 화석연료들이다. 그래서 화석연료를 사용하지 않는 탈탄소 기술을 탄소 중립의 조건으로 여긴다. 화석연료를 대체해 자연에 존재하는 에너지를 이용한 태양광·풍력·수력발전을 최대로 하고 이 전기를 사용하는 전동화가 탄소 중립 에너지 기술의 핵심적인 내용이다. 탄소를 사용하지도 배출하지도 않는 원자력발전도 큰 역할을 한다. 국제에너지기구는 탄소 중립 기술로 에너지 절약, 에너지 효율 향상, 신재생에너지 발전, 원자력발전, 수소 활용, 연료 전환, 이산화탄소 포집·활용·저장 등을 들고 있다.





탄화수소를 사용하지 않는 이상적인 순수 신재생에너지 발전과 전동화가 완전히 이뤄지기까지는 경제적·기술적 어려움으로 인해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그때까지 대기권에 축적되는 이산화탄소를 줄이는 경로 기술로서 탄소 저감 기술이 역시 매우 중요하다. 자동차를 전기차로 바꾸면 도로 현장에서 공해를 줄일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일상생활과 수송 부문에서 전기화는 에너지 전환 기술의 중심이 되고 있다. 그런데 여기서 유념할 점은 아직까지는 전기를 만드는 과정에서 화석연료를 많이 쓰기 때문에 전동화가 온전히 온실가스 문제를 해결하고 있다고 볼 수 없다는 것이다. 그래서 차량 운행 중에 배출되는 이산화탄소에 더해 발전 과정에서 나오는 양, 그리고 배터리·엔진 등 동력 기관이나 부품 등의 생산 과정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량을 모두 계산하는 전주기평가(LCA·Life Cycle Assessment)가 합리적인 방법으로 제시되고 있다. 에너지 자원의 생애 주기와 생산 과정에 걸쳐 전체 이산화탄소량의 진짜 값을 계산하는 것이다. 최근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국가별·지역별 발전 방식에 따라 자동차 종류별 온실가스 발생량이 다르다. 특히 배터리 전기차의 경우 미국·중국·인도처럼 석탄 발전이 많은 나라의 경우가 프랑스·노르웨이 등 원자력발전이나 신재생에너지 발전이 많은 나라에 비해 LCA에 따른 이산화탄소 발생량이 훨씬 크다. 배터리 생산 과정에서의 이산화탄소 발생량도 만만치 않아서 배터리 전기차의 온실가스 저감 성과가 미미한 경우도 많다고 한다. 아직도 화력발전을 많이 하고 있는 우리나라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그래서 기기별로 진짜 온실가스 저감 성능을 계산하기 위해 LCA 방식을 제도적으로 도입하는 움직임이 국제적으로 일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도 전문가들의 전주기 분석에 따르면 무게가 많이 나가는 고급 전기차가 효율 좋은 소형 하이브리드 차량에 비해 진짜 이산화탄소 발생량이 많다. 온실가스의 전주기 분석에는 국제적인 교역의 경로도 계산돼야 한다. 아직 공급 경로가 확립되지 않은 수소는 전주기 평가 자체가 현실적으로 어려운 형편이다. 탄소 포집과 이 탄소를 수소와 합성해 활용하는 재순환 방식에 대한 전주기 분석을 통해 그 가치와 의미를 명확히 할 수 있다. 더 나아가 여러 가지 탄소 중립 기술에 대한 경제성도 생애 전주기에 대해 계산해 타당성과 가능성을 가늠할 수 있을 것이다. 탄소 중립은 겉보기 모양이나 구호로만 이뤄지지 않는다. 탄소 중립으로 가는 길이 아직 멀고 험난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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