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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달러에 개도국 수입 대란 발생…이집트 의약품·식료품 부족

WSJ, 이집트 달러화 강세에 수입 대란 발생

이집트 정부, 달러화 관리 나서며 악화

의약품·식료품 구하지 못해 서민들 발동동

한 상인이 이집트 카이로에서 빵을 운반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이집트에서 의약품과 식료품이 부족해지는 등 강달러로 인한 부작용이 개발도상국을 중심으로 빠르게 나타나고 있다. 이들 국가들의 외환 관리 정책들이 효과를 거두지 못하면서 개도국들의 생필품 공급부족 사태는 이어질 전망이다.

14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집트 정부가 달러화 강세 속에 보유외환 방어를 위해 달러화 관리에 나서면서 이집트에서 의약품과 식료품 등 수입 대란이 발생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WSJ에 따르면 카이로에서 약국을 운영하는 아흐메드 알리는 “매일 손님들에게 원하는 약이 없다고 말해야 한다”며 “약국을 찾는 환자 중 여건이 되는 사람은 터키나 영국으로 약을 사러 가지만 그럴 여유가 없는 사람들은 암시장에 의존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집트에서는 의약품과 옷, 식품 등의 공급 부족 사태가 심화되고 있는 것은 달러 강세 영향 때문이다. 특히 경제전문가들은 이집트 정부가 보유외환 방어를 위해 수입 장벽을 높인 것을 원인 중 하나로 꼽고 있다.

이집트는 앞으로 수년간 상환해야 할 외채가 1580억 달러(약 227조원)에 이르고 곡물 구매와 자국 통화인 이집트 파운드화 방어 등을 위해 달러화가 절실한 상황이다. 이에 따라 이집트 정부는 지난 3월 수입업자들의 달러 사용을 제한하고 은행 고객들의 달러 인출을 어렵게 하는 조처를 했다. 하지만 이집트 정부의 이런 외화 관리 정책은 그러나 큰 효과를 거두지 못하는 것으로 보인다. 외화보유액은 지난 2월 약 410억 달러에서 지난 8월 330억 달러로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고 이집트 파운드화 가치는 연초보다 20%나 떨어졌으며 올해 인플레이션율은 15%로 4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집트에서 수입 감소 여파는 빵과 파스타 등 이집트인들의 주식으로 확대되고 있다. 이집트산업연맹 곡물위원회의 카림 아부 갈리 위원은 달러를 공급받지 못한 민간 업체들이 지난달에만 가격이 20% 오른 밀을 수입하지 못해 곡물산업이 특히 큰 타격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런 상황은 지속될 수 없다”며 정부에 신속한 달러 공급을 요구했고 정부의 비축 물량 방출과 중앙은행의 더 폭넓은 조치를 기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수입 대란은 유럽산 주방용품과 프랑스 치즈, 미국산 자동차 같은 제품으로 확산해 부유층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달러 강세로 인한 이러한 현상은 이집트 뿐 아니라 아프리카와 아시아, 남미 개발도상국들에서도 수입 지연과 공급 부족 사태로 이어지고 있다.

튀니지도 설탕, 식용유, 우유 등 식품 수입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이런 식품이 상점에서 사라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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