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C 계열의 제빵공장에서 20대 여성 근로자 A씨(23)가 소스 배합기 기계에 끼어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A씨는 홀로 가족을 부양하던 ‘소녀 가장’이었던 것으로 전해져 안타까움을 더했다.
16일 경기 평택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15일 새벽 6시 20분께 평택시 추팔산업단지 내 SPC 계열 공장에서 일하던 A씨는 샌드위치 소스를 배합하는 기계에 끼었다. 높이 1m의 오각형의 통 형태인 이 기계는 A씨의 전신이 빠질 정도로 깊지 않은데 A씨는 상반신이 배합기 내부에 끼었다.
A씨는 다른 직원이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 사고를 당했으며 발견됐을 땐 이미 사망한 상태였다.
사망한 A씨의 시신은 병원이 아닌 장례식장으로 곧바로 옮겨졌다고 이날 JTBC는 보도했다.
사고 당시 현장을 비추는 폐쇄회로(CC)TV도 없어 경찰은 현장 상황과 관계자의 진술 등을 토대로 A씨가 기계에 끼이게 된 경위를 파악하고 있다.
또 경찰은 A씨의 사인을 밝히기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시신 부검을 의뢰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사고 경위와 더불어 사고가 난 업체 측의 안전수칙 위반 여부 등도 살피고 있다"며 "위반 사항이 드러날 시 관계자들을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입건해 수사를 이어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직원들은 사고가 난 원인으로 2인 1조 근무수칙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은 점을 꼽았다. 경찰은 중대재해처벌법 적용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 해당 공장에는 상시 근로자 50인 이상이 근무해 중대재해처벌법 적용 대상이다.
한편 이번 사고로 숨진 A씨는 SPL 그룹에 정규직으로 입사한 지 2년 6개월밖에 되지 않은 사회 초년생인 것으로 확인됐다. A씨는 홀로 어머니와 동생을 부양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A씨의 어머니는 JTBC와의 인터뷰에서 “딸이 고등학교를 마치고 대학 대신 빵 공장을 선택한 건 가정형편 때문이었다”며 “요새 사정이 더 어려워져 주간에서 야간 근무로 바꿨는데 어린 딸이 가장 노릇을 하게 된 게 한스럽다”고 심경을 토로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해당 사고와 관련해 유감을 표하며 "정확한 사고 경위와 함께 구조적인 문제는 없었는지 파악하라"고 지시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