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향자 무소속 의원이 17일 국회 국정감사를 두고 “마치 훌리건만 가득 찬 그라운드에서 벌어지는 폭력축구 경기 같다”고 비판했다.
양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올해 국감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비방의 장”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여야 정당은 늘 정치투쟁과 진영대결에 국감을 이용했다”며 “자당 의원들에게 싸움을 사주하고 역할을 배분하기도 했다. 특히 대선을 앞둔 지난해 국감은 양당 후보들 흠집내기의 장이었다”고 지적했다.
양 의원은 올해 국감도 같은 모습이라며 “강도가 세고 발언이 자극적일수록 극단적 지지층·유튜버·언론이 환호한다. 인신공격, 고성, 도발, 막말이 넘치고 파행과 중단이 거듭된다”고 꼬집었다. 이어 “‘기승전-정쟁’, 이번 국감을 지켜보는 국민들뿐만 아니라 참여하는 피감기관, 출석 증인들, 그리고 많은 국회의원들의 탄식”이라며 “현재의 국감은 지난 선거의 ‘연장전’이거나 다음 선거의 ‘예비전’과 같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경제 위기, 핵전쟁 위기, 반도체 산업 위기는 그저 ‘정치적 이슈’일 뿐이다. 함께 풀어야 할 문제가 아니라, 남 탓하며 상대의 지지율을 떨어뜨릴 무기로 쓰인다”며 “이런 국감을 바라보며 즐거운 이들은 우리의 경쟁국, 그리고 일을 잘못한 공무원밖에 없을 것 같다”고 했다.
양 의원은 “한국 정치의 대다수 폐단은 정치인들의 ‘내 정치적 성공을 위한 최상의 수단은 상대의 정치적 실패’라는 사고에서 출발하는 것 같다”며 “우리 정치는 언제부터인가 상대가 소멸해야 내가 이기는 싸움이 되어버렸다”고 평가했다. 이어 “초등학교 아이들도 창피해 할 싸움을 전 국민 앞에서 국회의원이 하고 있다”며 “정치의 본령은 사회의 모든 문제와 갈등을 끝내는 것이건만 우리 정치는 스스로 문제와 갈등을 만들어서 법원으로, 윤리위로 가지고 간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2022년 국감을 바라보며 한국 사회가 모두 ‘현타’에 빠졌다”며 “우리에게 닥친 진짜 위기는 경제위기, 국방위기, 산업위기가 아니라 타협, 토론, 미래가 없는 정치위기인지도 모르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철학자 최진석 교수의 칼럼을 인용해 “이 글을 읽고도 내 편의 글이네, 네 편의 글이네만 따질 모습이 그려지니 갈 길은 멀고 참 우울하다”고 덧붙였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