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가 17일 장애인 권리를 위한 내년도 예산안을 보장하라며 19일 만에 출근길 지하철 탑승 시위를 재개했다.
전장연은 이날 오전 7시 30분께 서울 지하철 5호선 광화문역 승강장에서 기자회견을 연 뒤 여의도역 방향 열차에 탑승했다. 시위에는 휠체어 20대와 단체 관계자 50여명(경찰 추산)이 참가했다.
박경석 전장연 대표는 "국회가 장애인 권리를 예산으로 보장해줄 것을 촉구하기 위해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를 만나러 이동한다"며 "이미 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 등 야권은 예산을 보장하겠다고 약속했지만, 집권 여당은 검토하겠다는 말만 21년 동안 앵무새처럼 반복해왔다"고 말했다. 박 대표는 "지금껏 누가 집권당이 되든 마찬가지였다"며 "우리도 이동하고 교육받고 노동하고 지역사회에서 어울려 살아갈 수 있도록 이번 정기국회에서 예산을 보장해달라"고 촉구했다.
박 대표가 발언하는 동안 역사에서는 여러 차례 경고 방송이 나왔다. 서울교통공사 측은 철도안전법과 교통방해·업무방해 등 처벌조항을 고지하며 해산을 요구했다. 박 대표는 "광화문역장이 혼자 4∼5차례 경고방송을 해 시간을 지체하고 있다"며 "우리가 시민에게 욕먹어가며 1∼2분 발언도 못 하나. 발언 기회를 보장해달라"고 반발했다. 이후 공사 직원이 열차에 타려는 시위 참가자들을 제지한 뒤 열차를 출발시키자 고성과 함께 몸싸움이 벌어졌다.
이날 오전 9시께 여의도역에 도착한 참가자들은 지하철 9호선으로 환승한 뒤 국회의사당역에서 내려 국민의힘 당사로 이동했다. 참가자들이 광화문역에서 여의도역까지 역마다 내렸다가 다시 타는 방식으로 시위를 벌여 출근길 5호선 일부 구간의 운행이 지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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