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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러닝셔츠 차림에 담배 뻑뻑…'방탄 열차' 공개

北, 1시간40분 분량 기록영화 ‘인민의 어버이’ 방송

"인민이 스파게티·샴페인 먹도록" 먹거리 진두지휘

金 '애민정신' 선전 위해 의식주 챙긴 뒷이야기 공개

주민 부려 먹는 간부들에 격분…"직접 느껴봐라" 지시하기도

북한 조선중앙TV는 지난 17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우상화하는 새 기록영화 '인민의 어버이'에서 김 위원장의 전용열차 내부를 공개했다. 조선중앙TV 방송화면




북한이 내부 결속을 다지기 위해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우상화하는 새로운 기록영화를 내보냈다.

17일 조선중앙TV는 약 1시간 40분 분량의 새 기록영화 ‘인민의 어버이’를 방송했다. 의식주 문제와 불편을 해결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김 위원장의 ‘헌신’을 대대적으로 부각했다.

영상에서 김 위원장은 ‘움직이는 집무실’로 불리는 방탄 전용열차에서 업무를 보는 장면이 담겼다. 그는 열차 내부를 사무실로 개조한 공간에서 속옷처럼 보이는 반소매 러닝셔츠를 입은 채 조용원 노동당 비서국 조직비서 등과 대화하고 있다.

김 위원장은 왼손에 담배를 들고 있고, 탁자에는 재떨이와 성냥도 보인다. 또 노트북과 스마트폰, 사각 티슈와 물컵 등도 놓여있다.

회의용 탁자에는 옥수수가 놓여있었고, 김 위원장이 옥수수나무를 열차에 두고 만져가면서 살피는 모습도 공개했다.

김정은 위원장이 전용열차를 타고 이동하며 옥수수 종자를 살펴보고 있다. 조선중앙TV 방송화면


기록영화는 김 위원장이 ‘인민생활 향상의 돌파구를 다름 아닌 식량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의지를 갖고 먹거리 해결에 총력을 기울였다며 그가 2019년 보고받은 문서들을 일부 공개했다.

그중에는 ‘인민들의 식량 형편을 분석한 정형과 대책 보고’를 비롯해 스파게티·샴팡(샴페인)·치즈 공급, 초복날 단고기(개고기) 요리 봉사 실태 등 주민들의 다양한 먹거리에 대해 보고받은 서류가 포함됐다.

영화는 김 위원장이 2014년 애육원과 육아원(고아원)을 둘러보면서 낡은 밥그릇에 가슴 아파하며 간부들에게 “자기 손자·손녀들이 그런 그릇에 밥을 담아 먹는다면 마음이 좋겠는가”라고 질책한 사실도 전했다.



2014년 김 위원장은 평양의 고아 돌봄시설인 육아원과 애육원 아이들에게 외국산 캐릭터가 그려진 식기류를 제공했다. 연합뉴스


이후 김 위원장이 직접 견본을 살펴본 후 아이들에게 제공한 새 그릇이 눈길을 끌었다. 그릇들에는 일본 캐릭터 ‘헬로키티’, 미국 디즈니의 ‘미키마우스’와 ‘백설공주’, 영국 TV만화 ‘기차 토마스’ 등이 그려져 있었다.

영화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시급한 주택난 해결을 위해 지난해 1월 8차 당대회에서 평양시에 매년 1만 가구씩 건설하기로 결정했지만, 간부들이 여러 어려움으로 7500가구로 줄이자고 보고하자 ‘절대로 양보할 수 없다’며 밀어붙여 결국 김일성 주석의 옛 주택마저 헐었다.

조선중앙TV가 17일 방송한 새 기록영화 '인민의 어버이'에는 주민들에게 먹거리를 공개하기 위한 구체적인 방안들이 담긴 노동당 문건들이 공개됐다. 연합뉴스


영화는 특히 간부들이 ‘불필요한 일’에 주민들을 함부로 동원하지 못하도록 조치한 김 위원장의 ‘애민정치’ 사례를 부각했다.

도로에 나와 눈을 치우는 주민들을 본 김 위원장이 “이렇게 추운 겨울밤 인민들이 얼마나 힘들었겠는지 일군들이 실지 느껴봐야 한다”며 당 조직지도부 부부장들과 황해남·북도당 집행위원들에게 직접 눈 치우기를 시키고 결과를 보고받은 사실을 서류로 전했다.

간부들이 주민들을 동원해 도로 바닥선을 그리게 하거나 새벽부터 잔디를 심게 한 사실 등을 뒤늦게 안 김 위원장이 “그토록 분격(격분)했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조선중앙TV가 17일 방송한 새 기록영화 '인민의 어버이'에는 간부들이 주민들에게 밤에 눈을 치우게 한 사실을 알고 격분한 김 위원장이 간부들에게 직접 험한 일을 해보도록 지시했다는 보고서가 공개됐다. 연합뉴스


김 위원장이 간부들에게 “가던 차를 세우고 교복도 제대로 입지 못한 아이들의 가슴 아픈 정상을 손으로 쓰다듬어본 사람이 있으면 어디 대답해 보시오”라고 질타하며 교복과 학용품 등을 제대로 공급하도록 조치한 문서들도 소개했다.

이처럼 새 기록영화가 그동안 북한 주민들이 몰랐던 의식주 관련 당 문서를 무더기로 공개한 것은 주민들의 불편을 헤아리고 의식주 문제를 해결하려는 김 위원장의 국정 활동을 부각해 내부 결속을 다지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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