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출신의 남성이 영국 주재 중국 영사관 앞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풍자화를 내걸고 시위를 벌이다가 영사관 안으로 끌려 들어가 집단 구타당했다.
17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보도에 따르면 영국 맨체스터시에 있는 중국 영사관 앞에 시 주석을 규탄하는 시위대가 집결했다.
시위대는 영사관 정문 바깥쪽 바로 옆에서 “하늘이 중국 공산당을 벌할 것”이라는 현수막을 내걸었다. 우스꽝스러운 표정으로 왕관을 쓴 시 주석의 풍자화도 등장했다.
결국 시위대를 해산시키기 위해 중국 영사관에서 나온 남성들이 등장했다. 이들 중 일부는 헬멧과 보호복을 착용하고 있었다. 이들은 시위대 팻말 등을 부쉈을 뿐만 아니라 시위하던 남성 1명의 머리채를 잡고 영사관 정문 안으로 끌고 들어가 주먹과 발로 집단 구타했다.
현장에 출동한 경찰관들이 영사관으로 진입해 구타 당하던 남자를 끌어내고 나서야 상황이 종료됐다.
영사관 안에서 발생한 범죄는 영국 법률에 따라 처벌된다. 하지만 영사관 직원들은 외교관 면책특권을 보유한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허울뿐이라는 주장이 제기된다.
집단 구타를 당한 남성은 BBC와 인터뷰에서 "중국 본토 사람들이 영사관에서 나와 현수막을 훼손하고 나를 안으로 끌고 들어가 구타했다"라며 "이것은 말도 안 된다. 우리는 영국에서 우리가 원하는 무엇이든 말할 자유가 있어야 한다"고 거세게 반발했다.
중국 영사관 측은 사건 후 성명에서 "정문에 중국 국가주석을 모욕하는 초상화가 내걸렸다. 이는 그 어떤 대사관과 영사관에서도 용납할 수 없는 행위"라고 입장을 밝혔다.
이와 관련 영국 총리실 대변인은 "매우 우려스럽다"는 입장을 밝혔다. 영국 정치권에서는 중국 측에 유감을 표명하며 중국 대사에 사과를 요구해야 한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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