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국제치안산업대전이 열린 인천 송도 컨벤시아 전시장. 국내외 154개 치안 산업 관련 기업의 부스가 설치된 가운데 감염병 진단 플랫폼 기업 필메디의 부스가 눈길을 끌었다. 최근 술잔 등에 몰래 마약을 넣는 일명 ‘퐁당 마약’ 피해가 늘어나는 상황에서 일반인도 간편하게 휴대할 수 있는 ‘스티커형’ 마약 진단키트가 국내 최초로 공개됐기 때문이다. 일명 ‘물뽕’이라 불리며 성범죄에 악용되는 감마하이드록시낙산(GHB)이 의심될 때 손가락에 액체를 찍어 50원짜리 크기의 원형 스티커에 문지르면 된다. 물뽕이 검출되면 즉시 노란색인 스티커의 절반이 연두색으로 바뀐다. 업체 측에 따르면 정확도는 70~80%에 달한다.
경찰이 마약 신고를 받고 출동할 경우 즉각적인 마약 범죄 수사가 가능해질 것이라는 기대감이 크다. 실제 최근 배우 이상보 씨가 진단키트 오류로 마약 투약 오명을 쓴 사례가 있었던 만큼 휴대용 진단키트 개발은 경찰의 마약 범죄 수사에 큰 무기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코로나19 이후 3년 만에 오프라인으로 열린 국제치안산업대전은 인공지능(AI)·가상현실(VR)·드론 등 4차 산업혁명 시대의 기술이 집약된 산업 융합 전시회로 호평을 받았다. 경찰청과 인천시는 이날부터 22일까지 열리는 이번 박람회에서 경찰 장비, 정보통신기술(ICT), 교통 시스템 등 8개 분야별 전시관에서 첨단 치안 장비·시스템 연구개발(R&D) 결과물을 전시한다.
이번 행사는 경찰이 과학 치안을 내세우며 추진 중인 ‘미래비전 2050’을 미리 살펴볼 수 있는 무대였다. 특히 스코넥엔터테인먼트는 실감형 VR 경찰 훈련 프로그램인 ‘폴리스원(POLICE ONE)’을 선보여 관심을 끌었다. VR을 활용한 훈련 콘텐츠는 최근 신당역 역무원 살인 사건처럼 스토킹 범죄 사건 대응 등을 가상공간에서 체험해볼 수 있어 박람회를 찾은 관람객의 호응을 이끌어냈다. VR 훈련 콘텐츠는 실제 치안 현장에서 발생하는 경찰 훈련 매뉴얼을 기반으로 상황에 대비할 수 있게 설계됐다. 경찰을 꿈꾸며 충남 천안에서 온 김 모(26)씨는 “경찰이 됐을 때 실제 착용하는 장비들을 보니 신기했다”며 “좋은 장비를 착용하고 빨리 범죄자들을 체포할 수 있는 날이 왔으면 좋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다수의 해외 경찰 대표단이 참여하는 이번 행사는 치안 산업을 이끄는 기업에도 좋은 기회다. 엄익진 스넥코 책임연구원은 “코로나19로 비대면 치안이 중요해진 시기에 첨단 과학기술이 뒷받침된 치안 정책은 갈수록 중요해지고 있다”며 “경찰청을 포함해 해외 바이어들이 한꺼번에 모이는 행사인 만큼 뛰어난 기술을 알릴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기대감을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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