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계 미국인 여배우 애나 메이 웡(1905~1961년)의 얼굴이 미국 25센트 동전(사진)에 새겨진다. 미국 역사상 주화에 아시아계의 얼굴이 새겨지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뉴욕타임스(NYT)는 18일 조폐국이 중국계 여배우 메이 웡의 얼굴이 각인된 25센트 주화를 생산하기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3억 개 이상이 제작될 계획으로 24일부터 유통될 예정이다.
메이 웡 주화의 탄생은 2020년 연방의회가 통과시킨 법에 따른 것이다. 이 법은 성별에 따른 차별을 금지한 수정헌법 제19조 발효 100주년을 기념해 미국 역사상 중요한 여성이 등장하는 특별 주화를 제작해 유통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웡은 차이나타운에서 세탁소를 운영하는 중국계 이민자 가정에서 1905년 태어났다. 17세에 무성영화 ‘톨 오브 더 시(1922)’에서 주연을 맡으며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아시아계 미국인에 대한 할리우드 내 차별과 고정관념이 만연하던 시절이라 역할 역시 제한적이었다. 그는 자신이 맡는 배역마다 죽었다며 “나는 수천 번 죽었다”고 말한 바 있다.
조폐국의 한 관계자는 “웡은 할리우드 내 차별에 직면한 후 유럽으로 건너가 영어·독일어·프랑스어권 영화들에 출연했다”며 “국제적인 영화배우이자 패션 아이콘, 그리고 영화에서 아시아계 미국인을 대표한 챔피언”이라고 제작 이유를 설명했다.
한편 조폐국은 메이 웡 이외에도 시인이자 인권 운동가인 마야 안젤루와 미국 최초의 여성 우주인 샐리 라이드 등의 얼굴이 담긴 25센트 주화도 생산한다. 안젤루는 사상 최초로 미국 화폐에 등장하는 흑인 여성, 라이드는 미국 화폐에 등장하는 최초의 성소수자로 기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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