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①](영상) 박훈 "'공조2'·'한산' 연달아 출연, 흥행 요정 해도 될까요"에 이어서…
강한 이미지 때문에 무뚝뚝할 것만 같은 박훈의 평소 모습은 전혀 다르다. SNS에는 함께 일하는 스태프들에게 감사를 표현하는 게시물이 대부분이고, 후배들로부터 정신적 지주라는 말을 듣는다. 때로는 분위기 메이커를 자처하며 주변을 아우른다. 사람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그의 마음가짐이 드러나는 부분이다.
“스태프들은 정말 감사한 분들이에요. 제가 받는 칭찬의 90% 이상이 스태프들의 것이거든요. 항상 현장에서 그분들의 노력의 결과로 제가 연기를 하는 거지 제가 잘나서 그런 건 아니잖아요. 그래서 그분들에 대한 존경을 표하지 않을 수가 없어요.”
최근에는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의 배우 강기영이 종영 인터뷰에서 박훈을 자신의 유니콘 멘토라고 밝히기도 했다. 두 사람은 과거 함께 연극을 하며 인연을 이어온 사이. 강기영이 박훈을 영감을 준 배우라고 설명해 화제가 됐다.
“그 인터뷰 이후 ‘공조2’ 시사회에서 만났어요. 강기영에게 ‘너 때문에 내가 하루 이틀 시끄러웠다. 왜 그러는 거야’라고 했었죠. 연극할 때 그 시간이 누구에게는 굉장히 즐겁지만, 다른 누군가에게는 고난의 시간일 수도 있거든요. 강기영에게는 후자였나 봐요. 그 자체가 힘든 것이 아니라 자기는 잘하고 싶은데 성과는 나지 않고, 자신을 계속 의심하는 시간이었던 것 같아요. 그때 제가 잘해줬다기보다 지나가면서 툭툭 던졌던 말들이 그 친구는 고맙게 느끼고 자양분으로 삼았던 것 같아요.”
그렇게 무심코 한 말들은 후배들의 기억에 오랫동안 남았다. 박훈은 배우 진기주, 위하준, 김혜윤 등과 함께한 영화 ‘미드나이트’ 현장에서 리더 역할을 하며 “널 챙기겠다”는 말을 서슴지 않았다. 대놓고 챙기겠다고 하는 말이 어색하기도 하지만 듣는 이들에겐 큰 힘이 됐다는 후문이다.
“배우들이 되게 외로운 존재예요. 근데 이렇게 같이 일하는데 누군가 이런 말을 해주면 힘이 나잖아요. ‘미드나이트’ 때는 제가 제일 형이니까 ‘걱정하지 마. 잘 하고 있어. 너희와 같이 할 거니까 믿고 가자’는 얘기를 했었죠.”
작품을 선택할 때도 사람이 작용할 때가 있다. ‘공조2’에서 호흡을 맞춘 현빈이 그렇다.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에서 호흡을 맞춘 뒤 쭉 인연을 이어온 현빈이 출연한다는 말만으로도 신뢰가 같다.
“현빈이 한다고 해서 바로 전화했어요. ‘유대표 자네가 해서 좀 더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서 하기로 했네. 우리 또 한 번 재밌게 해보세’ 이렇게요. 지금도 현빈이 저를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 극 중 이름대로) 차대표라고 부르고 저는 현빈을 유대표라고 부르거든요. 영화에서 같이 만나는 장면이 하나뿐인데 굉장히 더운 날에 옥상에서 촬영했어요. 상대가 없어도 할 수 있는 촬영에서 현빈이 저를 배려해 준다고 땡볕에 계속 서 있어주더라고요. 고맙고 정말 멋있는 친구라는 걸 또 한 번 생각하게 됐어요.”
올해 쉼 없이 달렸던 박훈은 앞으로도 선보일 것들이 많다. 팬데믹 기간 동안 안 보이는 곳에서 열심히 작업한 것들이 가득 쌓여있다. 개봉을 기다리고 있는 작품도 있고, 다음 해 상반기 SBS 새 금토드라마 ‘법쩐’을 선보이게 됐다. “앞으로도 계속 열심히 연기해야죠. 작품들이 잘 됐으면 좋겠고 많은 분들의 사랑을 받았으면 해요. 힘든 과정에 있는 분들에게 좋은 의미의 작품이 됐으면 좋겠고요. 저는 또 앞으로 최선을 다해 캐릭터들을 만들겠습니다.”
관련기사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