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말부터 이어진 경남 창원시 진해만 정어리 집단폐사 현상의 원인이 '산소 부족'인 것으로 확인됐다.
해양수산부 국립수산과학원(수과원)은 정어리떼 폐사 원인 규명을 위해 지난 2일부터 7일까지 현장조사와 생물분석, 해양환경, 적조 등 항목을 조사한 결과 이같이 결론내렸다고 18일 밝혔다.
진해만 일대에서 그동안 수거된 폐사체는 몸 길이 14∼16㎝의 정어리가 대부분이었고 멸치와 돔류 등이 극히 일부 섞여 있었다. 또 입을 벌리고 폐사된 개체가 다수 발견됐다. 이는 산소 부족으로 폐사할 때 나타나는 특이 증상에 해당한다.
정어리떼 대량 폐사가 발생한 마산합포구 해양누리공원, 진동만 북부해역에서는 현장조사 당시 용존산소 농도 3㎎/ℓ 이하의 산소부족 물덩어리(빈산소수괴)가 수심 4m층부터 바닥층까지 관측됐다. 빈산소수괴는 어패류의 호흡활동을 방해한다.
수과원이 진행한 생물분석에서는 정어리의 대량 폐사를 일으킬 수 있는 병원체가 검출되지 않았다. 또 근육 중 중금속 농도도 식품의 허용기준치 이하로 안전했다.
해양환경 조사 결과 해저퇴적물 내 유기물, 황화물 등 오염도는 비교적 높았지만 어류의 집단폐사를 일으킬 수준은 아니닌 것으로 조사됐다. 해수유동 예측시스템을 활용한 부유폐사체의 이동을 역추적한 결과, 폐사체는 만 안쪽에서 발생했고, 만 바깥쪽에서 유입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파악됐다.
대학교수 및 연구원으로 구성된 민간 자문단 역시 수과원과 마찬가지로 이번 정어리 집단폐사 원인이 산소 부족으로 인한 질식사라는 데 의견을 같이한 것으로 파악됐다.
정어리는 다른 어종에 비해 산소요구량이 높은 어종이다. 앞서 미국(2011년), 인도네시아(2016년), 칠레(2022년) 등에서도 용존산소 부족으로 인한 정어리 대량 폐사 사례가 보고된 바 있다.
수과원은 이번에 우리나라에서 정어리가 대량 발생한 이유로는 남해 동부 연안 및 제주 동부 해역에서 산란된 개체의 유입 증가에 의한 것으로 추정했다.
우동식 수산과학원 원장은 "수산생물의 대량 폐사를 유발할 수 있는 환경을 파악하기 위한 어장환경 모니터링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창원 진해만 일대에서는 지난달 30일을 시작으로 정어리떼 폐사체가 발견되기 시작됐다. 수거한 폐사체는 이날까지 200t을 넘긴 것으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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