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현지 시간) 미국 국채금리 상승에 20일 일본 엔화 등 아시아 통화가 줄줄이 약세를 보인 가운데 홍콩 증시가 금융위기 이후 최저치를 기록하는 등 아시아 증시도 전반적으로 흔들렸다.
20일 블룸버그에 따르면 홍콩 항셍지수는 장중 2.6% 떨어진 1만 6011포인트까지 빠지며 2009년 4월 이후 13년 6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홍콩 증시가 흔들린 것은 중국의 경제지표 발표 지연에 따른 불안감 때문이다. 중국은 당초 지난주 후반부터 9월 수출, 3분기 경제성장률 등 주요 경제지표를 줄줄이 발표할 예정이었지만 돌연 연기했다. 제20차 공산당 전국대표대회 기간 중 안 좋은 지표가 공개돼서는 안 된다는 판단이 기저에 깔려 있다는 관측이 나오면서 중국과 경제 연관성이 높은 홍콩 증시를 끌어내렸다.
이날 블룸버그통신이 소식통을 인용해 중국이 입국자를 대상으로 실시하는 격리 기간 단축 여부를 논의하고 있다고 보도했지만 기본적으로 20차 당대회에서 ‘제로 코로나’ 정책 고수를 시사하면서 중국 시장에 대한 투자 심리 위축은 계속되고 있다. 전날 존 리 홍콩 행정장관의 취임 후 첫 연설에서 시장이 반길 만한 내용이 없었다는 점도 투자자들의 실망으로 이어졌다. 홍콩에 기반한 킹스톤증권의 디키 웡 리서치부문장은 “수년간 보지 못했던 ‘패닉 셀’을 보고 있다”며 “위안화 약세와 중국 지표 발표 지연이 투자자들을 겁먹게 하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이날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도 0.3% 내렸다.
엔화 급락세에 일본 닛케이225지수는 0.92% 하락한 2만 7006.96엔으로 마감했다. 장중 2만 6800대까지 추락했으나 중국의 코로나19 규제 완화 소식에 중국인 관광객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면서 낙폭을 줄였다.
이 밖에도 호주 종합주가지수는 1.02%, 필리핀 PSEi지수는 1.5% 각각 하락 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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