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전기차 기업 테슬라가 중국에서 모델 3와 모델 Y의 판매 가격을 10% 가까이 인하했다. 원자재 가격 상승 등을 이유로 올해 초 두 차례의 가격 인상을 단행한 이후 처음으로 가격을 낮춘 것이다.
24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테슬라는 중국 홈페이지에 게재된 모델3와 모델Y의 시작가를 9%가량 낮췄다. 모델3는 기존 27만9900위안에서 26만5900위안으로, 모델Y는 31만6900위안에서 28만8900위안으로 각각 조정했다. 회사는 “생산 원가에 맞춰 가격을 조정하고 있다”고 밝혔다.
테슬라가 중국에서 두 모델의 가격을 낮춘 건 올해 들어 이번이 처음이다. 테슬라는 올해 중국을 포함한 전 세계에서 수차례 가격을 인상했다. 원자재 가격 인상과 공급망 불안 등이 이유였다.
하반기 들어 공급망 문제가 조금씩 완화하면서 테슬라도 전기차 가격을 인하하기 시작한 것으로 풀이된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도 “자사 전기차 가격이 비정상적으로 높다”며 가격 조정의 필요성을 언급하기도 했다. 지난 7월에는 “테슬라(에 들어가는) 원자재 가격이 올라가기보다는 내려갈 것”이라고 전망하며 “인플레이션이 진정된다면 우리도 자동차 가격을 내릴 수 있다”고 밝혔다.
다만 중국에서 먼저 가격 조정에 나선 데는 경쟁이 심화하고 있는 현지 시장에 선제적으로 대비하기 위한 목적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테슬라는 지난 2분기 현지 전기차 기업인 비야디(BYD)에 중국 전기차 판매 1위 자리를 처음으로 내줬다. 여기에 중국 당국이 최근 소비 촉진을 위해 연말까지였던 신에너지차 취득세 면제 조치를 내년까지 연장하기로 하면서 전기차 판매가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는 점도 테슬라의 발길을 재촉하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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