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달러 환율이 24일 오전 4엔 가량 큰 폭으로 하락하자 일본 정부가 재차 외환 시장에 개입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됐다.
이날 오전 8시33분께만 해도 엔·달러 환율은 149.67엔까지 급등하며 엔저(엔화 가치 하락) 흐름을 이어가다 불과 10여 분 뒤인 8시44분 갑자기 145.6엔대로 뚝 떨어졌다. 지난주 달러당 147.79엔에 거래를 마친 것과 비교하면 이날 오전 2엔 가까이 오른 상황에서 갑자기 4엔가량 하락한 것이다.
이에 대해 니혼게이자이(닛케이) 신문은 일본 정부가 또 다시 ‘달러 매도·엔화 매입’ 방식의 시장 개입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그러나 스즈키 슌이치 일본 재무상은 이날 오전 기자들과 만나 정부가 외환 시장에 개입했느냐는 질문에 “코멘트하지 않겠다”고 대답했다.
사흘 전인 21일에도 32년 만에 처음으로 달러당 150엔선을 넘어 152엔에 육박하자 일본 정부는 개입 사실을 밝히지 않는 ‘복면개입’(覆面介入)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21일 오후 11시께 151엔대 후반이던 환율은 개입 이후 2시간가량 지나 144엔대 중반까지 7엔가량 떨어졌다.
일본 정부와 일본은행은 지난달 22일에도 달러당 145.90엔까지 오르자 약 24년 만에 달러를 팔아 엔화를 사들이는 외환 개입을 한 바 있다.
하지만 엔화 약세의 구조적 요인인 미일 간 금리차가 좁혀지지 않고 일본이 최악의 무역적자를 겪으면서 시장에서는 일본 정부의 개입이 환율에 미치는 효과가 단기적이고 제한적일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지난달 22일 개입 직후 환율은 달러당 145.90엔에서 140엔대까지 5엔가량 잠시 내렸지만 한 달 만에 10엔 이상 올랐다. 21일 복면개입 이후에도 144엔까지 떨어졌던 환율은 주말을 지나며 149엔까지 5엔가량이나 상승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