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중국 시진핑 3기 체제 출범과 관련해 공식적인 언급을 꺼리면서도 조 바이든 대통령과 시 주석의 정상회담이 조만간 이뤄질 가능성을 시사했다. 두 정상은 지금까지 다섯 차례 화상 등을 통해 소통했으나 대면 회담이 성사된 적은 없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전략 소통 조정관은 24일(현지 시간) 브리핑에서 시진핑 3연임에 대한 미국의 공식 반응을 묻는 질문에 "(중국) 내부의 당내 정치에 관해서는 코멘트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이 문제에 관해서는 그들(중국)이 말할 수 있다"고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도 커비 조정관은 "중국과 경쟁을 책임감 있게 관리하고, 기후 변화와 보건 등과 같은 분야에서 협조하는 방안을 모색하는 데 집중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블룸버그통신은 이를 두고 미국이 중국과 안보·경제 측면에서 치열하게 경쟁하면서도 글로벌 이슈에 대해선 협력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이라고 평가했다.
미국과 중국은 당장 11월 중순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과 시 주석과의 정상회담을 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커비 조정관은 "우리는 정상 간 대화를 포함해 소통선을 열어두기 위한 노력을 이어갈 것"이라며 "바이든 대통령이 G20 정상회의 기간 시 주석과 회담 가능성에 대해 언급한 바 있다"고 말했다. 시 주석 3연임 확정을 계기로 미중 정상회담 논의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관측되는 가운데 양국 대면 정상회담이 성사될 경우 우크라이나 전쟁을 비롯해 공급망 및 식량 위기 문제 등이 폭넓게 다뤄질 것으로 보인다.
한편으로 미국은 자국 내 중국의 불법적 행태와 글로벌 질서를 훼손하는 행위에 대해서는 관용이 없다는 입장도 분명히 하고 있다. 이날 미 법무부는 중국 통신 장비업체 화웨이에 대한 검찰 수사 정보를 빼내 수사를 방해하려 한 혐의로 중국 스파이들 2명을 기소하고, 반체제 인사 협박 등 간첩 활동을 한 혐의로 또 다른 중국인 11명도 재판에 넘겼다. 메릭 갈런드 법무장관은 “중국이 미국 내 개인의 권리와 자유를 침해하고 그런 권리를 보호하는 미국 사법체계의 근간을 해치려고 시도했다”면서 "법무부는 민주주의 토대가 되는 법치를 저해하려는 어떠한 외부 세력의 시도도 용인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