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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보·경제·약자·미래까지…尹 "위기 대응, 총체적 고민 담았다"

[국회 시정연설…예산안 5대 핵심 방안 제시]

① 위기 극복

공급망 블록화…가치 공유國과 협력

② 국방안보

北 7차 핵실험…미래전장 대비 강화

③ 안전망 강화

저소득층·장애수당 등에 지원 확대

④ 첨단산업 육성

양자컴퓨팅·AI 등 4조9000억 투자

⑤ 해외자원·원전

니켈 등에 3.2조…원전 수출 지원도

윤석열 대통령이 25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내년도 정부 예산안에 대한 시정연설을 하고 있다./성형주기자




25일 한쪽이 텅 빈 국회 본회의장을 뚜벅뚜벅 걸어 들어간 윤석열 대통령은 김진표 국회의장 등에게 인사한 뒤 “우리를 둘러싼 대내외 여건이 매우 어렵다”고 운을 떼면서 시정연설을 시작했다. 조금만 발을 잘못 디디면 곧바로 추락할 정도로 경제부터 안보·민생 등 어느 것 하나 안심할 수 없다는 얘기다. 이런 탓에 윤 대통령은 국회를 향해 “예산안에는 우리 정부가 글로벌 복합 위기에 어떻게 대응할 것이며 어떻게 민생 현안을 해결해 나갈 것인지 그 총체적인 고민과 방안을 담았다”고 말했다. 다섯 가지의 핵심 방향과 과제를 예산안에 담고 국회의 협조를 당부했지만 정치권 안팎에서는 “역대 최악의 예산 정국이 될 것”으로 예측했다.



①자원·산업 무기화가치 공유국과 협력

윤 대통령은 예산안을 설명하며 “재정 건전성을 유지하면서 금융 안정성과 실물경제 성장을 도모하는 나라와 그렇지 못한 나라 간의 국제 신인도 격차가 확대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다고 진단했다. 윤 대통령은 전 정부를 겨냥해 “정치적 목적이 앞선 방만한 재정 운용으로 재정수지 적자가 빠르게 확대됐고 나랏빚은 경제 규모의 절반 수준인 1000조 원을 이미 넘어섰다”고 말했다. 여기에 “산업과 자원의 무기화, 그리고 공급망의 블록화라는 세계적인 흐름”까지 덮치며 내우외환이 가중되고 있다고 판단했다. 윤 대통령은 "가치를 공유하는 국가들과의 협력이 무엇보다 중요해졌다”며 위중한 경제안보 상황에서 재정과 경제안보를 동시에 지켜내야 한다고 호소했다.

②北 핵실험 준비 마쳐, 국방 전력 확충

윤 대통령은 또 “안보 현실 또한 매우 엄중하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북한이) 핵 선제 사용을 공개적으로 표명할 뿐 아니라 7차 핵실험 준비도 이미 마무리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전했다.

윤 대통령은 “압도적인 역량으로 대북 억제력을 강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현무 미사일, F 35A, 패트리어트의 성능 개량, 장사정포 요격체계 등 한국형 3축 체계 고도화에 5조 3000억 원을 투입하고 로봇·드론 등 유무인 복합 무기 체계 전환을 위한 투자, 군 정찰위성 개발, 사이버전 등 미래 전장 대비 전력 확충 등을 위한 투자도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동시에 북한이 비핵화를 결단하면 ‘담대한 구상’을 통해 정치·경제적 지원을 하겠다고도 언급했다.



③사회적 약자 보호, 국가의 기본 책무

윤 대통령은 “사회적 약자를 보호하는 것은 국가의 기본적 책무”라며 “재정 건전화를 추진하면서도 서민과 사회적 약자들을 더욱 두텁게 지원하는 ‘약자 복지’를 추구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재정 건전성을 위해 내년도 예산안(639조 원)을 13년 만에 전년(추경 포함) 대비 축소 편성했지만 사상 최대인 109조 원의 복지 예산을 통해 약자에 대한 지원은 확대했다는 것이다. 윤 대통령은 △생계 급여 지급액 인상 △저임금·특수직·예술인 사회보험 지원 강화△한부모 가족 맞춤 지원 △장애 수당 인상 △기초연금 인상 등에 대한 지원 예산을 일일이 설명했다. 윤 대통령은 또 “소상공인들이 코로나19 여파에서 완전히 벗어나 다시 뛸 수 있도록 채무 조정, 재기 지원 등에 재정을 추가 투입할 것”이라고 말했다.

④반도체 1조 원 투자 등 첨단산업 육성

윤 대통령은 “새로운 성장 기반을 구축하겠다”고도 밝혔다. 세계경제의 블록화와 공급망 재편으로 요동치는 전 세계 경제안보 환경에서도 미래 투자에 재정을 아끼지 않겠다는 뜻이다. 윤 대통령은 “메모리 반도체의 초격차 유지와 시스템 반도체의 경쟁력 확보를 위해 전문인력 양성과 연구개발(R&D), 인프라 구축 등에 총 1조 원 이상을 집중 투자하겠다”며 “양자컴퓨팅, 우주 항공, 인공지능(AI), 첨단 바이오 등 핵심 전략기술과 미래 기술 시장 선점을 위해 총 4조 9000억 원의 R&D 투자를 지원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민간투자 주도형 창업 지원을 통해 벤처기업과 스타트업에 대한 지원을 확대하고 중소기업의 스마트화 지원과 연구개발 등 혁신 사업에도 3조 6000억 원을 투입하겠다”고 했다.

⑤공급망 위기 대응 해외자원개발 투자

윤 대통령은 “격화되는 경제 블록화 물결에 대비해 경제안보 역량을 강화해야 한다”며 “해외자원개발 투자를 확대하고 니켈·알루미늄 등 광물 비축, 수입선 다변화 추진을 위해 총 3조 2000억 원을 투자할 것”이라고도 밝혔다. 나아가 ‘탈원전’의 종결도 선언했다. 윤 대통령은 “무너진 원자력 생태계 복원이 시급하다”며 “원전 수출을 적극 지원하고 소형모듈원전(SMR), 원전 해체 기술 개발 등 차세대 기술의 연구개발을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국회를 향해 “예산안은 국회와 함께 머리를 맞댈 때 완성될 수 있을 것”이라며 “법정 기한 내 예산안을 확정해 어려운 민생에 숨통을 틔워주고 미래 성장을 뒷받침해 주시기를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25일 오전 국회 본회의장에서 시정연설을 마친 뒤 여당 의원들과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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