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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쓰세요" ATM 양보한 바른 청년…정체 알고보니

경기남부경찰 페이스북 캡처.




현금자동입출금기(ATM) 부스에서 현금을 입금하던 보이스피싱 수거책이 시민의 신고로 경찰에 붙잡혔다.

경기남부경찰 페이스북에는 최근 ‘모든 단서가 영수증에..?’라는 제목의 영상이 올라왔다.

지난 7월 29일 12시 45분께 화물기사 70대 남성 A씨는 현금을 찾기 위해 아파트 단지 앞 ATM 부스를 찾았다.

A씨는 “20대로 보이는 한 청년이 (ATM) 부스 안에서 입금을 하고 있었다”며 “입금을 하나보다 그랬는데 시간이 오래 걸렸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기다리면서 시간이 너무 오래 지체가 되어 ATM 부스 안을 살펴본 A씨는 “검정색 계열의 가방이 바닥에 놓여있고 5만 원권을 계속 입금하더라”고 말했다.

뭔가 이상하다고 생각한 순간, 한참 입금하다 부스에서 나온 B씨는 시간이 걸린다며 A씨에게 순서를 양보했다. B씨의 배려로 먼저 일을 보게 된 A씨는 용무를 보던 중 ATM 주변에 수상한 영수증 여러 장을 발견했다.

경기남부경찰 페이스북 캡처.


수상한 느낌에 영수증 몇 장을 챙겨 나왔다는 A씨는 “같은 이름으로 계속 100만 원씩 들어갔다. 5만 원권 20매씩. 심지어 수령인이 한국인 명의가 아니라 중국인 명의인 것 같았다”며 “이건 문제가 있다 싶어 혹시나 해서 파출소로 연락했다”고 말했다.

112신고를 받고 경찰이 출동했고 현장 검문 결과 B씨의 혐의가 인정되어 B씨를 보이스피싱 수거책으로 검거했다.



경기남부경찰 페이스북 캡처.


경찰 조사에서 B씨는 보이스피싱 피해자로부터 3000만 원을 받아 정해진 계좌로 송금 중이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김포경찰서는 B씨를 사기 등의 혐의로 입건하는 한편 현장에서 수거책이 아직 입금하지 못한 2100만 원을 압수해 피해자에게 돌려줬다. 이미 송금된 900만 원에 대해서는 계좌 추적 등 수사가 진행 중이다.

경찰은 A씨를 '피싱 지킴이'로 선정하고 표창장과 신고 보상금을 수여할 방침이다.

경기남부경찰 페이스북 캡처.


A씨는 “(피해자들이) 몰라서 이렇게 당하는 게 아니고, 그 순간에 사리 판단이 없어지는 것”이라며 “(주변에) 꼭 확인해야 한다. ‘나한테 피해만 안주면 그만이지’라고 생각할 수도 있는데 그래도 무조건 잘못된 것은 신고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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