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직을 걸겠다”며 김의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제기한 ‘청담동 술자리 의혹’을 부인한 가운데 이경 민주당 상근부대변인이 “무엇을 걸고 싶다면 아이폰 비밀번호를 거시라”라고 제안했다.
이 부대변인은 지난 25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한 장관은 장관직 포함 다 걸겠다며 (청담동 술자리 의혹을) 질의한 의원을 향해 ‘의원님, 뭐 거시겠어요?’라고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면서 이같이 적었다.
앞서 김 의원은 지난 24일 국감에서 한 장관이 지난 7월 윤석열 대통령, 법무법인 김앤장 변호사 30명과 함께 청담동 고급 바에서 심야 술자리를 가졌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한 장관은 "저 자리에 갔던 적 없다. 제가 갔다는 근거를 제시하라. 저를 모함하는 말씀"이라면서 "저는 다 걸겠다. 법무부 장관직을 포함해 앞으로 어떤 공직이든 다 걸겠다. 의원님은 무엇을 걸 것인가"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이와 관련, 이 부대변인은 “한 장관의 태도와 반응을 보자니 범죄자의 증언만으로도 압수수색하는 검찰의 행태와 비교된다”며 “공익제보자의 증언이 있으면 질의할 수 있는 것은 의원의 국정 권리이고 선택”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아니면 아니라고 차분히 설명하면 되는 것을 몹시 격분한 목소리로 ‘무엇을 걸라’는 식의 발언은 그동안 한 장관의 답변 태도와 상반된 모습”이라며 “고조된 목소리고 화를 내며 무엇을 그렇게도 걸고 싶으시다면, 2년간 숨겨왔던 아이폰 비밀번호를 걸 것을 제안한다”고 했다.
이 부대변인이 언급한 ‘아이폰 비밀번호’는 지난 2020년 4월 불거진 ‘채널 A 사건’ 수사와 관련된 것으로 읽힌다. 당시 수사팀은 한 장관과 이동재 채널 A 전 기자와의 공모관계가 한 장관의 아이폰에 담겨 있다고 보고 압수수색을 통해 확보했지만, 한 장관이 비밀번호를 알려주지 않으면서 수사에 난항을 겪었다. 결국 검찰은 2년이 흐른 지난 4월 한 장관을 ‘혐의없음’ 처리하면서 압수했던 한 장관의 아이폰을 돌려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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